#4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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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리티리포트#4 재즈에 대한 애정이 남다른, 영화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개인적으로 한 뮤지션의 음악여정은 해당 인물이 성장기에 들었던 음악에 상당부분 지배받는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간이 지나면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접하고 또 유행의 흐름에 따라 그 방향성은 더 넓어질 수 있지만, 이를테면 베이시스트 서영도의 음악 속에는 항상 그가 20대 초반에 접했던 자코 패스트리우스 (Jaco Pastorius)의 향기가, 집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의 핑거 기타 속에는 90넌대 후반의 테크니컬 록 퓨전 기타의 잔향이 함께하고 있는 것처럼 한창 감수성이 예민하던 시절에 즐겨듣던 음악은 어떤 식으로건 현재의 음악 속에 발현되기 마련이다.
나에게는 유재하의 서정성, 그룹 퀸의 화려함이, 또 에미넴의 반항적인 기질이 색소폰이란 전혀 다른 음색을 지니고 있는 악기 속에 어떤 식으로든 배어 있을 것이라 믿고 그 영향을 자연스럽게 삶의 경험을 통해 표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나의 청소년 시절 코미디영화는 딱 두 가지 종류가 있었다. 〈덤앤더머 (1994)〉나 〈나홀로 집에(1991)〉 류의 큰 스케일의 헐리웃영화와 성룡, 주성치류의 오밀조밀하고 익살맞은 영화들이다. 영화광이었던 친형의 영향으로 매달 함께 쓰는 방에 비치되어있던 '스크린', '키노' 등의 잡지들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빠지지 않고 읽던 나는 코미디 영화를 소개하는 코너에서 항상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렌즈를 바라보고 있는 작고 왜소한 백인을 발견하곤 했다. 버스터 키튼(Buster Keaton)이나 찰리 채플린(Charlie Chaplin)의 몸 개그도, 홍금보나 잭 블랙(Jack Black)의 보기만 해도 실소를 자아내는 다양한 표정을 갖고 있지도 않으면서도 희극인으로 불리우는 그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인터넷조차 보편적이지 않던 시절, 그의 영화를 비디오가게에서 찾아서 보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성인이 아니었던 나의 나이가 일단 첫 장벽이었고, 만약 나이가 충분했었더라도 구석자리에 배치되어져 있어 마니아들에게만 겨우 발견되어져 왔었으리라 추측된다.
시간은 훌쩍 흘러 30대 초반이 되어서야 나는 다시 조금씩 영화적인 취향을 넓혀가며 적당한 허세 속에 선배들과의 대화에서 엿들은, 왠지 있어 보이는 감독들의 고전영화작품들을 찾아서 보기 시작하였다.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나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부터 짐 자무쉬(Jim Jarmusch), 장 피에르 주네(Jean Pierre Jeunet), 홍상수 같은 감독들의 영화를 찾아보기 시작하면서 그동안 재즈 뮤지션으로서 느꼈던 마이너감성과 B급 컬처에 대한 유대감을 느껴가기 시작했다. 그때 다시 발견하게 된 이름 '우디 앨런... 그의 강렬한 무표정(?)은 어린 시절 학업과 관계없다는 이유로 집에서 금서로 몰래 보았던 바로 그 영화잡지를 보던 스스로를 떠올리며 왠지 모를 노스탤지아를 느끼게 해주었다. 심지어는 그가 '재즈 뮤지션'으로서 현재까지도 뉴욕의 호텔이나 바에서 뉴올리언즈 음악을 연주하고 있다는 사실은 서로 다른 직업을 갖고 있지만 왠지 모를 동지의식까지 더하게 만들었다.
영화 주유소 습격사건의 무대포(유오성)의 대사로 유명해진 '나는 한놈만 패!'라는 말처럼 한 감독의 작품들을 집요하게 찾아보던 나에게 '우디 앨런'과의 조우는 사실 깊은 좌절을 주었다. 4~5년의 끈질긴 사전작업과 고증을 통해 영화를 발표해왔던 스탠리 큐브릭류의 감독들과 달리 우디 앨런은 그의 나이만큼이나 많은 영화를 제작하여 그의 영화를 시대순으로 전부 보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보였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나는 작전을 새롭게 재수립했다. 음악이 조금 더 부각되는 영화들부터 찾아보기로...
더운 여름날 휴양지를 찾아다니는 것보다 때로는 집에서 편안하게 영화 한 편을 보고 싶은 재즈 팬들에게 개인적으로 우디 앨런의 2016년작 〈Cafe Society〉를 추천한다. 주인공 바비(제시 아이젠버그)는 애인을 떠나보내며 이렇게 이야기한다.
'삶은 코미디야. 그것도 가학적인 희극작가가 쓴... (Life is a comedy written by a sadistic comedy writer)'
참! 널리 알려져 있진 않지만 현재 뉴욕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색소포니스트 겸 작곡가 빈스 지오다노(Vince Giordano) & Nighthawks'의 재즈트랙들을 감상하는 건 이 영화의 매력만점 보너스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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