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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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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해외앨범 MM JAZZ 추천! 해외 앨범 리뷰 #2

 

 

ALBUM #1 Michel Camilo [Live in London] (Redondo/2017)

 

 

라틴재즈의 지존으로 내뿜는 변함없는 존재감!

 

라틴계 일류급 피아니스트들은 대부분 화려한 테크닉을 기본으로 지니고 있다. 그 중에서도 화려함과 완벽한 기교의 최고봉은 누가 뭐래도 미셸 까밀로라고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만하다. 1954년생으로 이제 60대 중반의 나이이지만 미쉘 까밀로의 테크닉은 녹슬었다는 표현이 전혀 적용되지 않는 완벽함을 여전히 자랑하고 있다. 십여년 전인가, 그의 클리닉에서 어떻게 하면 그런 테크닉을 구사하며 유지하느냐에 대한 누군가의 질문에 미셸 까밀로는 굉장히 진지하게 뮤지션의 정신수양과 운동에 대해 한참을 공들여 이야기했던 것이 기억난다. 뜬금없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의 연주가 시종일관 빠르고 화려한 것에 비해 전혀 부담 없이 들리는 이유에 대한 답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다. 2017년에 영국의 퀸 엘리자베스 홀에서 열린 솔로세팅의 라이브 실황이 앨범으로 발매되었다. 그의 가장 인기 있는 오리지널인 ‘From Within’, 그리고 그의 장기인 스트라이드 스타일의 블루지한 곡 ‘The Frim Fram Sauce’, 올타임 라틴 스탠다드인 ‘Manteca’ 등 라틴재즈의 팬이라면 즐거워 할만한 레퍼토리가 다수 포함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I got rhythm’ 과 ‘Caravan’ , 그리고 ‘Sing Sing Sing’ 의 멜로디를 엮어가며 연주되는 마지막 트랙은 마치 피아노 배틀의 한 장면 같은 테크닉의 어마무시함을 자랑하며 앨범의 대미를 장식한다. 혹자는 그의 기계 같은 테크닉의 향연에 세 트랙을 넘어 듣는 것이 어려울 수도 있겠다고 이야기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테크닉이 그저 기예의 향연이로만 치부할 수 있을까? 적어도 그 방면에서 그는 충분한 음악적 미감을 지니고 있으며, 대표격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연주자는 누가 뭐래도 미셸 까밀로일 것이다. 그의 에너제틱하고 화려한 연주는 영국의 수많은 팬들을 충분히 매료시켰을 것이다. 불과 일곱 개의 트랙으로 이루어졌지만 미셸 까밀로 음악의 알찬 만찬을 맛보는 것만 같은 앨범이다. -글/우미진

 

 

ALBUM #2 Dr. Lonnie Smith [All In My Mind] (Blue Note/2018)

 

 

시대를 거스르는 오르간 연주의 진가

 

2017년 뉴욕의 재즈 스탠더드 클럽에서 2016년 <Evolution>으로 블루노트 복귀를 알렸던 오르간 명인 닥터 로니 스미스의 75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라이브 공연이 열렸다. 그리고 이 라이브 음원은 <All In My Mind>라는 타이틀로 이번에 발표되었다. 전작에서 수많은 뮤지션들이 게스트로 참여했지만 이 라이브에서는 기타리스트 조나단 크라이스버그와 드러머 조나단 블레이크 트리오 구성으로 진행된다. 그래서 트리오 사운드의 진수를 제대로 확인할 수 있다. 솔직히 이 작품은 놀라운 점들이 많다. 이 라이브에 수록된 음원들의 색깔은 60년대 모달 재즈에서부터 7,80년대의 소울과 퓨젼, 현재의 모던 재즈의 모든 스타일을 너무나 멋지게 보여준다. 웨인 쇼터의 오리지널이자 모달 재즈의 정수를 담고 있는 ‘Juju’에서는 원곡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그루브함을 잃지 않는다. 트리오가 가질 수 있는 매력을 이 곡에서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는데 곡 중반부 기타에서 하몬드 올갠 그리고 드럼으로 이어지는 타이트하면서도 치밀하게 이어지는 숨막히는 인터플레이는 너무 멋지다. 80년대 데이빗 샌본의 사운드를 연상케 하는 ‘Devika’나 ‘On A Misty Night’에서는 조나단 크라이스버그의 매끈한 연주와 무드 있는 로니 스미스의 연주가 달달하게 느껴진다. 폴 사이먼의 곡 ‘50 Ways To Leave Your Lover’은 로니 스미스의 펑키한 스타일이 잘 드러난다. 77년작인 <Funk Reaction>에 수록되었던 ‘All In My Mind’는 펑키한 원곡과는 다르게 다소 어둡고 슬로우 템포의 블루스로 진행되는데 알리시아 올라투자의 호소력이 짙은 보컬이 감성을 자극한다. 마지막은 프레디 허바드의 오리지널로 전통적인 하드밥 스타일의 ‘Up Jumped Spring’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느낌으로 마무리된다. 로니 스미스의 연주는 젊은 뮤지션들 못지않게 현대적이면서 감각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전체적으로 로니 스미스는 자신만의 연주와 색깔을 잘 유지하면서도 상당 부분 기타주자인 조나단 크라이스버그에게 할애하고 있는 듯한 인상을 주는데 그에 부응하듯 조나단 크라이스버그는 다양한 플레이로 로니 스미스의 연주와 멋진 콜라보를 이루고 있다. -글/윤병선

 

 

ALBUM #3 Arild Andersen/ Paolo Vinaccia/ Tommy Smith [In-House Science] (ECM/2018)

 

 

유럽재즈가 쌓아온 역사와 정수가 바로 여기에!

 

노르웨이 재즈신의 거장 아릴드 안데르센의 ECM 데뷔는 무려 50여년전, 얀 가바랙, 테리에 립달, 욘 크리스텐센과의 앨범 <Afric Pepperbird>(1970)에서 였다. 젊은 시절 뉴욕에서 활동하며, 조지 러셀, 소니 롤린스, 칙 코리아 등과 연주했던 그는 그 후, 노르웨이로 돌아와 유러피언 재즈의 풍경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수많은 활동을 남기며, 80세를 앞둔 나이에도 열정적이고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다. 욘 발케, 닐 스페터 몰바에 등의 젊은 아티스트들과 함께 연주하며 그들의 등용문에서 문지기 역할을 하며 세대의 교차도 잘 이끌어 왔다. 이번 앨범은 2016년 오스트리아 공연의 실황을 담은 음반이다. 피아노가 없는 트리오는 다른 구성의 트리오보다 공간의 자유로움(음악적으로 사운드, 화성등에서)을 누릴 수 있다. 이미 ECM 의 여러 앨범등을 통해 많은 경험을 가진 스코트랜드 출신의 색소포니스트 토미 스미스, 노르웨이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이탈리아 출신의 드러머 파올로 비나치아의 도움으로 유니크한 트리오 합을 보여주고 있다. 의식적으로 접근한건 지는 알수없지만, 화성 악기가 없다는 것이 이 트리오에는 큰 축복처럼 들린다. 일반적으로 재즈 트리오에서 피아노 솔로가 시작되면 드럼 베이스는 반주 모드로 들어간다. 하지만 아릴드의 트리오는 동시에 세 명이 같이 솔로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특징을 라이브 내내 들을 수 있다.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의 베이시스트였던 스캇 라파로의 영향도 있었겠지만, 전형적인 재즈 베이스의 스윙 워킹 베이스 라인 패턴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더 멜로딕한 베이스 역할들이 인터플레이 중추로 활용되기 시작했다. 물론 아릴드 앤더슨이 처음으로 이런 연주를 시도 한건 아니지만, 좀 더 창의적이고 유기적인 접근으로 유럽재즈 베이스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만큼은 틀림없다. 이번 새 앨범의 라이브 연주에서도 이런 특징은 잘 드러난다. ‘Science’ 같은 곡에서는 인터플레이보다 작곡적인 접근의 연주로 전체적인 밸런스를 유지한다. ‘Mira’는 비교적 심플한 곡 구성을 가지고 있지만 연주자체는 더 복잡한 듯 들릴 수 있다. 전주에서 솔로 베이스와 루핑 장치를 사용해 짧은 뱀프를 연주해 계속 반복시키고,  그 위에서 또 한번의 임프로비제이션이 지나가고 색소폰과 드럼이 들어오면서 새로운 섹션으로 이동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자유로움’과 짜여진 틀과의 선의의 경쟁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 이 트리오의 레귤러 공연 레퍼토리 ‘Blussy’에서는 세 명 모두 매우 집중력 있는 연주를 들려주다가, 좀 전형적이고 릴렉스한 접근으로 색소폰의 에너지 넘치는 솔로들에 응대하고 있다. 거장의 진정한 음악적 풍미와 더불어 내재된 여유도 느낄 수 있는, 무척 훌륭한 라이브 앨범이다. -글/정수욱

 

 

ALBUM #4 Mathias Eick [Ravensburg] (ECM/2018)

 

 

유럽 표제음악이 ECM재즈로 형상화된 순간!

 

노르웨이의 재즈는 그들만의 리그가 따로 있다. 북유럽의 예술, 문화적 속성들이 녹아나는 건 여느 장르의 음악, 특히 재즈에서도 어렵지 않게 발견된다. 물론, 정도의 차이와 깊이등이 다를수 있지만, 18-19세기 유럽 클래식의 표제 음악들이 그러했듯 표현의 범위속에서 보편성을 발견하려는 노력인지도 모르겠다. 노르웨이 출신의 트럼페터 마티아스 에익이 만드어 내는 최근의 ECM 앨범들은 이런 속성을 잘 이용하고 있다. 유러피언 재즈가 가진 특유의 느낌을 잘 살리고 있고, 컨텀포러리 음악의 방향성도 놓치지 않고 있다. 2008년 발매한 ECM 데뷔 앨범 <The Door>를 통해 선배인 케니 휠러나 동향의 닐스 페터 몰바르등의 유러피언 재즈 트럼펫과 함께 새로운 이름으로 음악계에 등장한다. 이미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세션을 경험해온 바 있는만큼 치기어린 신인의 모습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번 새 앨범 역시 감성과 다분히 철학적 서정을 작곡과 연주에 담기위한 흔적들이 엿보인다. 이전 작품들에서 많이 활용된 일렉트릭 피아노나 하프등에서 벗어나, 보이스와 현악기의 활용이 돋보이는 트랙 ‘Children’과 트럼펫과 바이올린의 대화를 인터플레이하는 ‘August’ 역시 인상적. 바이올린의 하콘 에이세는 또 다른 ECM 리더 드러머인  토마스 스트뢰넨의 Time is blind guide의 멤버이기도 하다. 이 앨범에서는 두 명의 드러머를 활용해, 마치 프로그래시브록 밴드의 편성을 보여주고 있다. 드러머/퍼커셔니스트 헬게 노르바켄은 기존 드럼셋을 개조한 유니크한 텍스쳐의 드럼과 피치 튜닝의 심볼등을 섬세하게 깔아주고 있고, 드러머 Torstein Lofthus 는 무척 공간감이 뛰어난 드러밍으로 다른 멤버들의 음악 공간을 존중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에너지가 없거나 진부한 갈무리나 하고 있는 앨범도 아니다.  마티아스 에익의 곡들은 감정을 복선으로 깔고 정교하게 구성되어 있고, 모든 개별 트랙들은 앨범 전체의 각각 중요한 구성 요소들이고, 각각의 곡들도 들러리가 아니라 곡이 흘러가는 동안 다양한 표정을 나타낸다. 앨범과 곡들의 타이틀을 보면 독일의 시골 도시를 통해 가족을 추억하고 친구, 부모, 이성, 계절등의 삶을 묘사하는 표제의 음악적 훈련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글/정수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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