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욘 발케 Jon Balke [Discourses] ECM/2020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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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n Balke <Discourses> ECM/2020
Jon Balke piano, sound processing
1 the oppostition
2 the facilitator
3 the container
4 the assumptions
5 the certainties
6 the suspension
7 the polarization
8 the second argument
9 the why
10 the deliberation
11 the first argument
12 the how
13 the mutuality
14 the first afterthought
15 the second afterthought
16 the third afterthought
지적 인식 기반으로 한 다큐 사운드트랙 같은 음악들
노르웨이를 대표하는 재즈 피아니스트 욘 발케의 솔로 피아노 신작. 이 작품은 일종의 선언문 같은 성격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자신의 사회적, 정치적 성향을 음악과 결부 시키는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고 음악적 보편성을 가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다양한 멜로디와 화음, 형식, 사운드스케이프등을 통해 음악가로서의 견해와 의견을 솔로 피아노로 잘 나타내고 있다.
이 방면 애호가들이라면 쉬이 짐작할 수 있을법한, 북유럽 특유의 재즈 사운드와 즉흥연주의 스타일이 잘 담겨있는데. 먼저, 각각의 곡들은 선언적 의미를 담은 ‘단어’ 혹은 ‘용어’에 가까운 느낌으로 선별되었고, 개별적인 음악은 추상적인 표현으로 음악성을 의도한 듯 하다. 2005년 <Book of Velocity>, 2015년의 <Warp>에 이은 3번째 솔로 피아노 앨범으로 과감한 즉흥성과 무너지지 않는 독창적 아이디어와 작곡적 센스가 변함없이 돋보인다. 이번 신보는 2019년 녹음된 것으로 그가 사회적으로 혹은 정치적으로 받은 ‘느낌’들이 동기가 되는 특이한 컨셉이지만, 단순한 병합에서 그치기보다는 새로운 음악적 방향의 필래트로 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이전 앨범에서 부터 차용되는 일렉트로닉 샘플과 사운드 필드, 신서사이져, 플러그 인등의 활용으로 좀 더 입체적인 배경을 만들어보는 시도가 더 진지해지고 한결 선명하게 정리된 듯 하다.
스위스 루가노의 RSI스튜디오 에서 만프레드 아이허의 프로듀싱으로 만들어진 이 작품들은, 마치 일렉트로닉한 잔향이 어쿠스틱 피아노의 ‘농현’을 찍어둔 그림자 인듯한 역할을 규정함으로서 차별된 의미를 두었다고 얘기하고 할수 있겠다. 마치 어떤 주제(꼭 음악적 동기가 아니어도)에서 찾아낸 아이디어를 즉흥적으로 발전하고 전개해 나가는 일관성이 매우 돋보이는 에튀드 소품집 같은 면도 느껴진다. ‘The self and the opposite’으로 시작해서 ‘The Third after thought’ 으로 끝나는 동안 더빙된 샘플사운드의 균형과 견제가 국가, 국민, 정부, 국회, 집권당, 야당, 보수, 진보, 등등으로 대변되는 사회의 정치적 역학을 음악으로 풀어보려는 느낌을 전해주는 면이 있지만, 그러면서도 강압적이진 않게 들린다. 마치 인터넷을 통해 정치면 뉴스를 읽거나 볼 때 잘 어울릴법한 사운드 트랙에 가깝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