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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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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해외앨범 '노장의 품격' Kenny Barron의 블루노트 첫 번째 작품 외

 

 

ALBUM #1 - Kenny Barron Quintet - Concentric Circles (Blue Note/2018)

 

 

Kenny Barron : piano

Kiyoshi Kitagawa : bass (except track 11)

Johnathan Blake : drums (except track 11)

Mike Rodriquez : trumpet and flugelhorn (except track 11)

Dayna Stephens : soprano and tenor saxophone (except track 11)

 

한 소절에도 깊이 묻어나는 노장의 품격

 

연륜과 깊이가 절로 느껴지는 즉흥 연주자이자 작곡가, 그리고 밴드 리더이며 교육자로도 존경받는, 후배 재즈 피아니스트들에게 여전히 큰 영향을 주고 있는 노장 케니 배런, 본 작 <Concentric Circles>는 75세의 나이에  블루노트에서 선보이는 그의 첫 번째 작품으로 색소폰 연주자 데이나 스테판, 트럼펫 연주자 마이크 로드리게즈, 베이스 연주자 키요시 기타카와, 드럼 연주자 조나단 블레이크 등과 함께 퀸텟 편성으로 레코딩 되었다. 1960년대 프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한 이후 디지 길레스피, 찰리 파커, 스탠리 터렌틴, 조 핸더슨, 프레디 허바드, 부커 어빈, 엘빈 존스, 조지 벤슨, 쳇 베이커, 스탄 게츠 등 수많은 거장들의 앨범에 참여해왔으며, 1968년 공개한 <You Had Better Listen>으로부터 시작된 솔로 아티스트로서 수많은 활동들은 케니 배런의 음악적 역량과 깊이를 충분히 가늠하게 만드는 모습들이었다.

 

75번째 생일과 더불어 블루노트에서의 데뷔라는 의미를 함께 지닌 본 작은 그동안 케니 배런이 보여주었던 탁월한 음악적 성과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내용들로, 특히 젊은 연주자들과의 생동감 넘치는 인터플레이와 세련된 음악적 감각들의 이상적인 조화가 돋보인다. 색소폰과 트럼펫 그리고 피아노 트리오의 풍부한 연륜과 조화로운 연주를 통해 재즈 퀸텟의 전형적인 모습을 담아낸 ‘Dpw’를 시작으로 전체적인 곡의 흐름을 주도하는 케니 배런 특유의 섬세한 피아노와 이에 호응하는 색소폰과 트럼펫의 정교한 연주가 오랜 여운을 남기는 타이틀 곡 ‘Concentric Circles’, 피아노 트리오의 흩날리듯 펼쳐지는 리듬과 그 위에 자유로운 멜로디 라인을 전개하는 혼 섹션의 풍성함이 돋보이는 ‘Blues Waters’, 유연한 리듬과 브라질 특유의 감성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세자르 멘데스, 카에타노 벨로주가 작곡한 ‘Aquele Frevo Axe’ 등 11곡 66분의 음악은 이젠 성숙의 단계를 넘어서, 거장이 보여줄 수 있는 원숙함이 돋보이는 사운드를 한껏 머금고 있다. 역시 믿고 찾는 아티스트임을 듣는 이들에게 다시 한 번 각인시키기에 충분한 작품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권석채

 

 

ALBUM #2 - Jakob Bro - Bay of Rainbows (ECM/2018)

 

 

Jakob Bro : Guitar

Thomas Morgan : Double Bass

Joey Baron : Drums

 

미니멀하면서도 심도깊은 즉흥선율

 

루바토는 자유로운 템포로 연주하라는 리듬 마킹이다. 물론 그것은 ‘아무렇게랑’은 전혀 다른 얘기다. 이탈리아어로 ‘도둑질하다’는 뜻이 있다는데, ‘템포를 도둑 맞은 느낌’, 하지만 템포가 없는 게 아니라 그것이 잠시 안보이는 느낌으로 연주하라는 것으로, 매우 자연스러운 프레이징을 찾는데 많이 사용된다. 덴마크 출신의 재즈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드러머 폴 모션은 바로 이 루바토 주법의 ‘마스터’였다. 템포가 있어도 없는 듯, 물 흐르는 듯한 연주를 하기도 하고, 루바토지만 템포가 있는 듯 매우 중첩된 레이어를 공간감 있게 표현했기로 유명하다. 최근 ECM에서 계속해서 좋은 리더작을 발표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야콥 브로의 새 라이브 앨범의 타이틀은 자신의 어린 딸을 위한 것이라고 한다.

 

이 앨범에서 ‘루바토’는 이 기타 트리오 앨범의 중요한 연주 기법으로 사용되고 있다. 수많은 재즈 라이브 앨범을 배출한 뉴욕의 클럽 재즈 스탠더드에서 2017년 녹음된 실황으로 총 6곡의 야콥 브로 오리지널을 담고 있다. 특유의 따듯한 기타 톤과 빌 프리셀과 짐 홀의 영향을 두루 받는 프레이징들, 그리고 ‘아메리카나’적인 분위기의 곡들을 북유럽 ‘포크음악’ 정서의 스펙트럼으로 담고 있다. 거기에 현재 가장 가시적인 활동을 보여주 재즈 베이시스트 토머스 모건,  베테랑 조이 베런이 같이 참여하고 있다. 장황하거나 현란한 싱글라인 기교 없이도 음악이 진지하고 멋지게 들릴 수 있다는 걸 증명이라도 하는듯하다. 어찌보면 빌 프리셀, 찰리 헤이든, 폴 모션의 트리오가 들려준 ‘설법’을 설파하는 수제자들의 느낌이 있긴 하지만, 현재 이런 느낌의 음악을 듣기는 쉽지 않다. 특히, 앰비언트한 음악들의 모호한 음악적 정체성과는 전혀 다르게, 토머스 모건의 더블 베이스 라인과 솔로들은 마치 때로는 색소폰이나 보컬 처럼 메인 주자로 들리기도 하고, 드러머 조이 베런의 미니멀하지만 그루브감을 잃지 않는 심벌 사운드들은 야콥 브로의 기타가 정적인 ‘모션’을 취해도 좋게 잘 인터플레이하고 있다. 물론 루바토 연주만 있는 건 아니다. ‘Evening Song’의 경우 같은 코드체인가 계속 단순하게 반복되지만 반복 될때 마다, 기타, 드럼의 미세한 변화와 대화적인 퀄리티는 그 위에서 펼쳐지는 베이스 솔로의 멜로디에 매번 매우 적절한 응대한다. 3번 곡 ‘Copenhagen’을 듣고 있자면 이번 앨범은 거의 베이시스트 토머스 모건을 피쳐링한 느낌이 있을 정도지만 야콥 브로의 연주 스타일을 절대 넘어서지 않는 조화와 듣는 능력은 이 앨범을 매우 훌륭한 라이브 음반으로 만든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ALBUM #3 - John Scofield - Combo 66 (Verve/2018)

 

 

John Scofield : Guitars

Bill Stewart : Drums

Vincent Archer : Acoustic Bass

Gerald Clayton : Piano, Organ

 

제4의 전성기 맞고 있는 명불허전 기타리스트

 

누가 그를 의심할까. 시대의 거장 존 스코필드. 록과 펑크(Funk), 블루스와 재즈를 아우르는 레퍼토리, 특유의 강렬한 톤, 감성을 자극하는 블루지한 라인 등으로 월드 클래스의 자리를 수십 년간 차지해 온 그다. 또한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래미 어워즈 9번 후보에 올라 3번의 수상을 이뤄내며 평단의 인정을 받은 바 있다. 특히 최근인 2016년, 2017년에 세 번 모두 수상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그런 그가 다시 돌아왔다. 그것도 그와 가장 잘 어울리는 편성과 함께. 드러머 빌 스튜어트, 베이스 빈센트 아처에 더해 요즘 가장 핫하다는 피아노 제럴드 클레이튼까지. 이들은 훌륭한 앙상블을 들려준다. 이미 검증된 드럼 베이스에 더해, 오르간과 피아노를 넘나들며 공간을 채워주는 제럴드 클레이튼의 합류는 일품이다.

 

참고로 앨범 제목 <Combo 66>는 1951년생인 자신의 만 66번째 생일을 자축하는 의미라고 한다. 인터뷰에서 ‘Route 66’ 등, 66이라는 숫자에 대한 예찬론을 펼치는 그의 모습은 자못 감성적이며, 그러한 감정이 음반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우선 작곡부터 매우 인상적이다. 복잡한 건 충분히 배제되어 있다. 수록곡 ‘Willa Jean’으로 대표되듯 간결하면서도 매우 팝스러운 감성을 살려냈다. 절제미가 살아있으며 끈적거리는 스윙감까지-한 곡 한 곡이 주옥같은 음악성을 들려주며 9개의 트랙 내내 긴장감보다는 편안함을 선사해준다. 여전한 퀄리티의 즉흥연주는 일품이며, 그에 따라붙는 나머지 밴드와의 호흡 또한 완벽에 가깝다.

 

1951년 오하이오주 출신으로, 1970년대 중반 데뷔 이래 뉴욕 현장의 최강자 중 한 명으로 월드 클래스 자리를 영위해 온 존 스코필드이다. 1982년에는 그 유명한 마일스 데이비스에게 발탁되어 4년간 투어 활동을 했을 정도로 일찍부터 인정받은 바 있다. 1985년 마일스와 결별한 이후 2018년 지금까지 30여 년간 블루노트 레이블, Verve, ECM 등 여러 레이블에서 매년 1~2장의 음반을 꾸준히 발매해 당대 최고의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공인된 존 스코필드. 그러한 만큼 그의 명반이 수도 없이 많지만 이번 <Combo 66>도 차후 큰 의미를 지니게 되지 않을까. 적어도 필자는 분명 예전 명반들과 비교될만한 퀄리티라고 믿는다.

 

또래 기타리스트 팻 메세니와는 결이 다르면서도 인상적인 연주경력을 펼쳐온 월드 클래스 존 스코필드-언제나 그의 음악은 흥이 넘치고 소울이 살아있다. 꼭 추천하고픈 거장의 신작.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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