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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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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엠재즈

해외앨범 MM JAZZ 결산 - Best Albums of 2018 국외편 Pt.2

 

매년 한해를 결산하는 차원에서 2000년도부터 본지에서 해마다 진행해온 코너!

 

지난 2018년도 MMJAZZ 리뷰및 칼럼들을 통해 다루어진 여러 작품들 중, 최고의 평가를 받은 음반들을 한데 모아 소개합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해외/국내아티스트의 작품들로 따로 나뉘어 소개할 예정이며, 해외, 국내 각8장씩 선정해 별도의 리뷰와 함께 이 지면을 통해 2주에 걸쳐 다루게 됩니다.

 

'최고의 음반'이라는 명제가 사실 완전히 객관적일 수도 없고, 모든 감상자들에게 동일한 감흥을 전해줄 리도 만무하지만, 그래도 일정하게 의견및 관점이 수렴되는 경우는 분명히 존재하죠. 오랫동안 이 분야에 몸담아온 칼럼니스트와 현역뮤지션 분들께서 자신의 시각과 선호도를 담아 선정한 이 앨범들이 여러분들의 음악적 감식안과 감성의 폭을 더욱 넓고 풍성하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혹은 선정한 작품들에 의구심을 갖게 되더라도 좋습니다. 다른 의견들이 있다는 건 그만큼 재즈라는 음악에 대해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는 증거일테니까요.

 

※ 국내 디지털 음원 서비스 권리가 존재하지 않는 앨범이 일부 포함되어 있는 점 참고 부탁드오며, 미리 양해의 말씀 구합니다.

 

 


 

 

ALBUM #5 Keith Jarrett - La Fenice : Live at Teatro La Fenice (ECM/2018)


 

Keith Jarrett : Piano

 

역시나 그는 우리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2002년도 키스 자렛이 일본에서의 솔로 연주를 마친 후(이때의 연주중 일부는 2005년도 발매되었던 <Radiance>에 담겨져 있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2006년 이태리에서 이 앨범 <라 페니체>의 녹음이 이루어졌다. 여간한 재즈팬들이라면 키스 자렛의 솔로음반을 최소 한두장정도는 가지고 있을듯 한데, 1975년 쾰른 콘서트, 그리고 1997년 라 스칼라 콘서트등을 비롯한 그의 솔로 피아노 실황 앨범은 재즈 역사에 남을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작품이었음은 물론이거니와 2010년 키스 자렛이 그래미 명예의 전당에 오르는 영예를 안겨주기도 했었다.

 

앨범의 제목으로 알 수 있듯이 본 앨범은 이탈리아 베니스의 그란 테 아트로 라 페니 체 에서 이루어졌다. 이탈리아 오페라 하우스에서 처음 이루어진 재즈 즉흥 연주는 키스 자렛을 통해 그 서문을 열게 된 것이다. 더블 앨범으로 발매된 본 작의 귀추가 주목되는 것은 올해 초 국제 비엔날레 베네치아 국제 현대 음악 페스티벌에서 평생 공로자를 위한 황금 사자 상을 수상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본 상은 지금까지 현대 음악 작곡가들에게 수여되어 왔던 것으로 키스 자렛이 재즈 뮤지션으로서는 처음 본 상을 수상한 것이다.

 

본 앨범에서 들려지는 그의 연주는 독창성과 지속성의 양날을 여전히 갖추고 있다. 블루스에서 무조성 음악까지 그의 영감의 흐름은 8개의 형태로 나뉘어 담겨 있다. 첫 17분 동안 이루어진 ‘Part I’은 감정적인 이끌림 보다 연주의 테크닉에 따른 발전양상을 들려주고 있다. 이렇게 그의 진취적인 연주가 지나며 들려오는 작은 단위의 멜로디 프레이즈는 무척 감상적으로 흘러간다.‘Part III’ 와 ‘Part IV’ 는 쾰른 콘서트를 상기 시키며 소소한 재미를 불러 일으킨다. 반복적인 모티브의 ‘Part VI’ 로 시작하는 두 번째 CD에는 그가 사랑하는 발라드 넘버이자 재즈 스탠더드 넘버인 ‘My Wild Irish Rose’, ‘Starlight By Starlight’ 및‘Blossom’가 포함되어 그의 트레이드마크격인 서정적인 연주의 백미를 또 다시 들려준다.

 

만성피로증후군에서 회복한 이후 본래의 음악성, 색깔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을 다른 방식으로 섬세하게 풀어낸 이번 앨범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다. 솔로 무대에서 드러나는 그의 존재감은 세계에서 현존 가장 훌륭한 재즈 솔리스트로 이야기하는 것에 전혀 과함이 없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지선

 

 

ALBUM #6 Wolfgang Muthspiel - Where the River Goes (ECM/2018)


 

Wolfgang Muthspiel    Guitar

Ambrose Akinmusire   Trumpet

Brad Mehldau   Piano

Larry Grenadier    Double Bass

Eric Harland   Drums

 

수퍼스타들이 앙상블에 집중할 때의 효과

 

다양한 콜라보와 모던한 작곡 스타일로 재즈 기타리스트 중에서도 확고한 색깔을 들려주고 있는 울프강 무스피얼의 새 음반. 트럼펫에 암브로스 아킨무시리, 베이스에 래리 그라나디어, 피아노에 브래드 멜다우 그리고 드럼에 에릭 할란드라는 초호화 라인업으로 찾아온 이번 앨범은 2016년 선보였던 <Rising Grace> 의 동일선상에 있는 소포모어 작이다. 지난 앨범에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함께 했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음악적 스타일이나 무드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지난 앨범보다 이번 앨범이 더 사운드가 정리되고 깔끔해진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무엇보다 각 파트 악기들이 전작보다 조금 더 부각되는 느낌이 들고 좀 더 다양한 앙상블의 운용도 눈에 띈다. ‘Clearing’ 은 피아노 모티브로 시작되어 트리오만으로 곡의 중반의 전개부분까지 이끌어낸다. 이후 펼쳐지는 기타와 트럼펫의 아름다운 판타지는 매우 서정적이고 시적 정취가 가득한 반전이다. 또 매우 인상적인 트랙이었던  ‘One Day My Prince Was Gone’ 은 마치 프리 임프로비제이션으로 시작하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비트감을 주며 연주하는 드럼을 제외하고 나머지 악기들의 루바토로 자유롭게 라인을 주고받으며 곡이 진행되다 어느 시점에 울프강이 이 곡의 멜로디로 썼음직한 라인으로 정돈이 되며 마무리를 하는 짜임새이다. 임프로비제이션이 어느 지점에 있는 것이 효과적인지 연주자들에게 어느 정도의 자유가 허용되면 어떤 판타지를 만들어낼 수 이는지에 대해 치밀하게 고민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그런 트랙이다. 나머지 트랙들도 볼프강의 특기인 아름다운 솔로기타의 인트로나 모던하지만 담백한 멜로디 선으로 귀를 호강시켜주고 있다. 여덟 개의 트랙으로 지난 앨범보다는 적은 곡 수이지만 내용만큼은 충실한 또 하나의 인상적인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 다섯 멤버의 앙상블이 듣기에 매우 조화롭다.

 

글/재즈피아니스트 우미진

 

 

ALBUM #7 Cecile Mclorin Salvant - The Window (Mack Avenue/2018)

 

Cecile Mclorin Salvant - The Window (Mack Avenue/2018)

 

Cecile McLorin Salvant: vocals

Sullivan Fortner: piano

Melissa Aldana: tenor saxophone (17 Track)

 

1. Visions

2. One Step Ahead

3. By Myself

4. The Sweetest Sounds

5. Ever Since The One I Love’S Been Gone

6. A Clef

7. Obsession

8. Wild Is Love

9. J’Ai L’Cafard

10. Somewhere

11. The Gentleman Is A Dope

12. Trouble Is A Man

13. Were Thine That Special Face

14. I'Ve Got Your Number

15. Tell Me Why

16. Everything I'Ve Got Belongs To You

17. The Peacocks

 

세실 맥로린 살반트는 지금 시대를 이끌어갈 재즈보컬리스트들중에서도 아주 전통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또한 가장 뛰어난 가창력과 성량, 표현력을 두루 갖추고 있다. 적어도 동세대로 한정했을때 그녀에게 비견될만한 가수는 재즈미어 혼외엔 보이질 않는다. 거기에 그녀는 음악적 도전및 시도를 적극적으로 구현해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 때론 지나칠 정도로 과잉된 모습이 느껴지기도 할 정도인데, 그조차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바람직해 보인다.

 

뗄로니어스 몽크 컴페티션 보컬 부문이 열렸던 2010년 그녀가 우승한 이후 8년이 지났다. 그 사이 평단의 일방적인 찬사를 한몸에 받아왔으며 발표하는 앨범마다 올해의 앨범 리스트에 선정되기도 했고, 심지어 2014년, 2016년 두차례나 그래미 어워드의 재즈보컬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 정도면 이미 커리어의 측면에선 최상의 레벨에 도달해있다고 말해도 틀리지 않다.(카산드라 윌슨, 다이애나 크롤같은 기라성같은 선배들조차 그래미 수상경력은 각각 2회,3회인데 세실은 벌써 2번이나 트로피를 가져갔다)  1989년생이니 아직 서른이 채 되지 않은 나이라는 점또한 앞으로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해주는 요인. 그럼에도 그녀의 행보는 일관되고 거침이 없다. 오직 음악만 생각하려는 듯 하다. 이번에 새로 발표된 신보에서도 그런 점이 잘 느껴진다. 오랫동안 함께 파트너쉽을 구축해온 피아니스트 아론 델이 아니라 또 한명의 유능한 피아니스트 설리반 포트너와 함께 빌리지 뱅가드에서 가졌던 라이브와 뉴욕의 쉬어 스튜디오에서 녹음한 음원을 함께 엮어낸 이 작품은 그녀의 디스코그래피에서 처음 시도되는 피아노-보컬 듀오 편성이다.(한곡에서 색소폰이 협연한다)

 

그녀의 오리지널이 하나 포함되어 있긴 하지만 스탠더드와 유명 팝 넘버들이 두루 포함되어 재해석의 성격이 더 짙은 작품이다. 필자가 듣기에 본작은 전작과 음악적으로 일부 이어지긴 하지만 감성과 표현의 측면에서는 사뭇 다르게 들린다. 좀 더 깊고 진하며 드라마틱하고 또 무겁다고 할까? ‘Trouble is a Man’, ‘Somewhere’ The Window’ 같은 곡을 부를 때 그녀는 아주 섬세하게 음을 음미하다가 중반부 클라이맥스에서 마치 뮤지컬배우의 연기처럼 드라마틱하게 표현이 이뤄진다. 설리반 포트너의 피아노 반주 또한 차분하면서도 필요한 정도의 서포트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강한 그녀의 목소리를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잘 매만져준다. (그 점이 아쉽게 들리는 점도 있는데 아주 긴밀한 교감이 이뤄지지는 않는 것 같다는 점이 그렇다. 하지만 그의 반주는 전체적으로 수준급이다)

 

사실 여간해선 피아노-보컬 듀오로 앨범을 만드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 노래에 자신감이 없다면 불가능한 편성인데 세실은 완숙한 베테랑처럼 이를 소화해낸다. 가끔 감정이 과하고 쎄서 부담스럽게 들리기도 하지만 그건 정말로 미미한 옥의 티 정도?! 전작에 이어 이번 앨범에서도 그녀는 자신이 최고임을 증명해냈다. 더불어 그녀의 이런 적극적인 활동은 다소 구태의연해진 옛 명성의 선배들에게도 경종이 될 것이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

 

 

ALBUM #8 Antonio Sanchez - Channels Of Energy (CamJazz/2018)

 

Antonio Sanchez - Channels Of Energy (CamJazz/2018)

 

Antonio Sanchez – Drums

with WDR Big Band

Vince Mendoza – Conductor

 

Disc 1

1. Minotauro

2. Nooks And Crannies

3. Nighttime Story

4. The Real McDaddy

 

Disc 2

1. New Life

2. Grids And Patterns

3. Imaginary Lines

4. Channels Of Energy

 

캄보에서는 맛볼 수 없는 대형편곡의 진수!

 

폴 워티코의 후임으로 팻 메시니 그룹의 일원으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드러머 안토니오 산체스에게 이 꼬리표는 본인의 인지도 면에서는 유리했을지 몰라도 뮤지션으로서의 위치에서는 꽤 성가셨을지도 모른다. PMG의 활동이 동면으로 접어든 시점에서 발표했던 첫 리더작인 <Migration>은 이러한 꼬리표를 때기에 분명 좋은 시도이자 기회였다. 편성에 있어서도 크리스 포터와 데이비드 산체스를 전면에 배치시키면서 자신의 다이내믹하고 화려한 드럼 솔로와 대치시키며 그 구조를 멋지게 가져가는 리더로서, 그리고 드러머로서의 최적의 사운드를 뽐낸 작품이었다. 그리고 드러머의 위치에서 한발 나아가 아티스트로서의 위치로 올려준 영화 ‘버드맨’ 음악 감독으로 역할을 부여받은 점또한 커리어의 주요 전환점일 것이다. 드럼 연주 하나로 주인공들의 심리에 반응하며 표현되는 다채로운 리듬의 구성과 연주는 그를 새롭게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줄 정도.

 

이번에 소개하는 작품 <Channels Of Energy>는 독일 쾰른에서 2016년 12월 5일에서 10일까지 빈스 멘도자가 이끄는 WDR Big Band와 함께 펼쳤던 라이브 실황을 담은 음반이다. 이 작품은 그의 구성능력과 연주를 극대화했던 3장의 전작들, 두 대의 혼을 배치했던 <New Life>, 다양한 뮤지션들과의 트리오 구성을 선보인 <Three Times Three>, 혼과 기타 그리고 보컬까지 가세했던 독특한 컨셉의 <The Meridian Suite>에 수록된 곡들을 두루 가져와 재연하고 있다. 각기 다른 컨셉과 편성을 이뤘던 곡들이 빈스 멘도자의 새로운 편곡하에 WDR Big Band와의 접점을 이루고 있는데 ‘Minotauro’, ‘Nooks And Crannies’, ‘Imaginary Lines’, ‘Channels Of Energy‘같이 다이내믹한 흐름이 강한 곡들을 대형 빅밴드 사운드로 집중력 있게 잘 편곡한 점은 본작의 장점이자 미덕이다. 물론 전작들에 수록된 곡들과 비교해보면 분명 연주로서 밀어붙이는 힘이 조금은 덜 하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애초 캄보형태의 연주곡들을 이렇게 무리 없이 잘 확장시켜 낸 것은 높이 사야 마땅하며 여기에서 안토니오 산체스는 드러머로서의 역할에만 집중하고 있다. 본작의 주인공은 안토니오 산체스이지만 이 작품을 이끌고 새롭게 조각해낸 인물은 다름아닌 빈스 멘도자다. 그 점에서 본작의 공 7할 정도는 빈스 멘도자와 WDR 빅밴드에 가야 마땅하다.

 

글/재즈칼럼니스트 윤병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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