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해인(Hae In Cho) <Compromise>

Self Produce/2021

조해인: vocal

임미정: piano

한운기: guitar

김인영: bass

이성구: drums

 

1. The Midnight Sun

2. Waters

3. Stormy

4. Start the Stomping Sound

 

 

 

정규작에 버금가는 음악적 포만감

여성 재즈 보컬리스트 조해인의 데뷔작. ‘타협’이라는 의미심장한 타이틀이 내심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실상 앨범에 담긴 음악은 릴랙스하게 즐길 만한 근사한 재즈 사운드가 담겨져 있다. 이번 앨범은 임미정이 피아노를, 한운기가 기타를, 김인영과 이성구가 각각 베이스와 드럼을 맡아 완성되었다. 아쉬운 점은 정규 앨범이라기보다는 EP 형태라 할 수 있는, 단 4곡만을 수록한 음반이라는 점이다. 물론 4곡만으로도 충분히 조해인이 가진 보컬의 매력과 탄탄한 사이드맨들의 연주를 감상하는데 부족함이 없지만 ‘장편으로 만들어도 좋았을 단편’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작품의 완성도나 만듦새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 

조해인의 보컬은 사라 본을 많이 닮아 있는데 그녀는 풍성하면서도 다양한 톤과 컬러로 각 곡에서 노래와 스캣을 곁들이며 감칠맛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조해인의 노래를 빛내고 있는 세션 역시 인상적인데 명실상부 믿고 듣는 임미정의 유려한 피아노 연주나 프론트 라인에서 같이 멜로디와 솔로를 오가는 한운기의 기타 플레이 역시 돋보이고 있다.

조해인은 재즈 스탠더드를 일절 배제하고 전 곡을 자신의 작사, 작곡한 곡을 수록하고 있는데 보컬만큼이나 음악적 창작 능력도 수준급임을 각 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새롭게 창작된 곡이지만 얼핏 들으면 스탠더드 곡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멜로디나 곡 전개가 귀에 쏙쏙, 그야말로 부담없이 들어온다. 이것은 화려하고 자극적이기 보다는 각 곡에 최적화된 안정감 있는 편곡과 원 곡이 가진 특성을 제대로 반영하는 연주 역시 이를 더욱 도드라지게 하는데 한 몫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게다가 과감하게도 마지막 곡인 ‘Start The Stomping Sound’에서는 아예 다른 악기를 빼고 베이스와 보컬로만 녹음하고 있어 흥미를 끌었다. 이 곡은 본작에서 유일하게 조해인이 편곡에 가담한 곡으로 필드에서 체득한 그녀의 짜임새 있는 보컬과 스캣을 온전히 느껴볼 수 있는 곡으로 꼽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심지어 곡의 마무리를 페이드아웃으로 처리한 것은 다음 작에 대한 기대를 갖게 만들기도!). 앞으로 발표될 그녀의 정규 데뷔작을 기대하며 본 작의 4곡을 듣고 또 들어본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