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바딤 네셀로브스키 Vadim Neselovskyi [Odesa] Sunnyside/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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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dim Neselovskyi <Odesa> Sunnyside/2022
Vadim Neselovskyi - piano
1. Intro to Odesa Railway Station
2. Odesa Railway Station
3. Winter In Odesa
4. Potemkin Stairs
5. Acacia Trees
6. Waltz of Odesa Conservatory
7. Odesa 1941
8. Intro To Jewish Dance
9. Jewish Dance
10. Interlude 1
11. My First Rock Concert
12. Interlude 2
13. The Renaissance of Odessa
피아노에 불어넣은 국가와 민족의 감성적 토대
전 세계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신음 중이다. 그런데 만약 자신이 미국에 사는 우크라이나인이라면 과연 어떤 기분일까? 이 토픽의 중심에 이 음반이 있다. 피아니스트 바딤 네셀로브스키는 테크니션으로 소문난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이다. 현시대를 살아가며 자신의 고향,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에 대한 추억을 신보에 담았다.
음반 내내 동유럽과 유태계의 감성을 훌륭한 그루브감으로 표현해냈다. 갑자기 유태계라니? 맞다, 바딤은 유태인이다. 자신의 두 뿌리인 우크라이나와 유태인계 감성을 음반 내내 세련된 형태로 끌고 간다. 곡에 따라 유태인 민속음악인 클래즈머의 호라 그루브를, 때로는 아름다움과 낭만이 가득찬 쇼팽 계열 클래식풍 왈츠를, 그리고 때때로 아방가르드에서 발전시켜 클래식 현대음악 성향까지 뿜어내는 등 자신의 관심사와 장점을 마음껏 표현했다. 특히 ‘Potemkin Stairs’는 강렬한 왼손 드라이빙 아르페지오로 시작해 수많은 변화를 섞어낸 이 음반의 백미이다. 무엇보다 음반 전체에 자신의 정체성과 국가, 민족에 대한 신뢰가 피아니즘으로 뿌려져있다. 특히 솔로 피아노 편성이 큰 약이 되었다. 그야말로 자신의 장점만 가득 살려낸 음반일 것이다.
엄밀히 말해 작품을 이어듣는 중 딱히 각인되는 멜로디는 없었다. 대신 즉흥적 감흥과 감정 표현이 가득 차 있고, 그 와중에 훌륭한 작곡, 편곡은 일품이다. 입체적 사운드로 이미지가 가득한 음악성을 자랑하고 있으며, 동시에 아주 정교한 연주력, 그리고 압도적인 힘의 향연을 들려준다. 음 하나하나에 자신감이 묻어있으며, 리듬과 정확도, 섬세한 피아니즘과 프레이즈 다이내믹까지, 피아노를 다룬다는 측면에서 흠이 하나도 없을 정도의 압도적인 열정이 돋보인다. 뉴욕에서도 이만큼 화려한 솔로 피아노 자작곡을 듣기 쉽지 않다. 다소 유태계 민속음악에 치우친 경향은 있지만, 확실한 자기 장점과 함께 극과 극을 넘나드는 러시아식 피아니즘을 포장해낸 훌륭한 연주력은 매우 인상적이다. 지금껏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은 덕에 다소 과소평가 받은 면이 있지만 조금 더 주목 받아도 된다고 생각되는 우크라이나 출신 피아니스트.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