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줄리안 라지 Julian Lage [View with a Room] Blue Note/2022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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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ian Lage <View with a Room> Blue Note/2022
Julian Lage : Guitars
Jorge Roeder : Acoustic Bass
Dave King : Drums
Bill Frisell : Guitars
1. Tributary
2. Word for Word
3. Auditorium
4. Heart Is a Drum
5. Echo
6. Chavez
7. Temple Steps
8. Castle Park
9. Let Every Room Sing
10. Fairbanks
자기 영역 확보해가는 젊은 거물의 중용적 행보
블루노트 레이블의 두 번째 앨범이자 기타리스트 줄리언 라지의 13번째 정규 리더작인 이 작품은 재즈의 트리오 배드 플러스의 드러머 데이브 킹과 샤이 마에스트로, 존 존의 베이시스트인 페루 출신의 호르헤 로더와 함께 한, 3번째 트리오 중심의 앨범이다. 이번 새 앨범에서는 기타 레전드 빌 프리셀과 “기타 쿼텟”의 구성을 추가한 트랙들로 채워져 있다. 이 점은 전통과 동시에, 다양성을 음악에 투영하려는 그의 일관된 작가적 시도와도 관련이 있다. 특히, 텔리케스터같은 솔리드 바디 기타를 앞세운 이전 작품들보다, 더 자신만의 사운드에 최적화되어가고 있는 콜링스의 새 시그너쳐 모델이 사운드의 중심에 있다고 여겨진다. 물론 팬들의 호불호는 필수 불가결한 것이겠지만, 이런 이유가 그의 사운드와 결, 그리고 음악적 지향점등을 느낄 수 있는 점이기도 할 것이다. 트랙 ‘Word for Word’, ‘Castle Rock’ 등에서 이 트리오의 연주와 줄리언 라지의 음악적 루트인 블루 그래스, 컨트리, 클래식, 재즈의 융합이 본작의 핵심인데, 이 불안한 조화가 본작에서 좀 더 완전해져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피아니스트 이던 아이버슨과 결별이후 배드 플러스의 행보가 다소 정체된 상황에서 드러머 데이브 킹은 배드 플러스 최근 앨범들에서 들을수 없는 창의적인 인터플레이와 서포트를 통해 줄리언 라지의 새로운 행보에 좋은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 이 앨범의 게스트 멤버 기타리스트 빌 프리셀과의 기타 쿼텟 트랙들을 듣고 있자면, 1998년 발매된 베이시스트 마크 존슨의 앨범 <Sound of Summer Running>이 떠오른다. 트랙 ‘Chavez’, ‘Let Every Room Sings’ 등에서는 이 마크 존슨의 앨범이 확실히 연상되는 사운드와 음악적 대목이 있다. 90년대의 숨겨진 기타 명반으로 대안적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기수였던 팻 메시니와 빌 프리셀, 존 존의 드러머었던 조이 배런이 기타 쿼텟의 새 기준을 만들기도 했을 뿐 아니라, 재즈 기타의 새로운 스타일과 영역의 스펙트럼까지 넓힌 앨범으로, 이번 줄리언 라지의 새 앨범에서도 이 기타 거장이자 까마득한 대 선배를 음악적으로 ‘잘 사용하려는 의미’를 들을 수 있는데, 완벽한 반주자이자 조력자, 그리고 균형 잡힌 음악적 표현력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들리는 대목이다.
재즈 기타는 크게 트래디셔널리스트로 일컬어지는, 찰리 크리스찬, 웨스 몽고메리, 조지 벤슨, 팻 마티노, 짐 홀, 그리고 현재는 피터 번스틴까지 사조의 중요한 한축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 전통에 대응하는 또 다른 음악적 카운터파트이자 스타일리스트가 따로 존재한다. 줄리언 라지는 이런 ‘대안적 재즈 기타 스타일리스트’중 가장 젊은 기수라고 할 수 있다. 존 맥러플린, 팻 메시니, 존 스코필드, 마이크 스턴, 빌 프리셀, 존 애버크롬비, 스캇 헨더슨등이 이 방면의 대표적 그룹 리더들인 셈인데, 이렇게 재즈 기타라는 계보 속에서 자신만의 ‘방’을 갖기 시작한 그가 앞으로 재즈 역사를 써가는 과정이 과연 어떻게 이뤄질지 궁금해진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