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hn Patitucci Trio <Live in Italy> Three Faces Rec./2022 (Digital Only)

 

 

John Patitucci : Bass

Chris Potter : Tenor Sax

Brain Blade : Drums

 

 

1 Visa

2 Out West

3 Three Pieces of Glass

4 Mali

5 Echoes of Scarlatti: In Memory of Chick Corea

6 Without a Song

 

왜 이들이 레전드인지 확인케 해주는 명연

이 앨범은 존 패티투치가 브라이언 블레이드, 크리스 포터와 함께 2021년 이탈리아 트리오 공연 실황을 담아낸 라이브다. 이들은 이미 많은 연주와 앨범 등에서 현재 우리 시대 가장 중요한 뮤지션들이지만 이렇게 3명이 같은 무대에서 재즈 트리오로 연주하는 건 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화음악기(기타나 피아노)가 없는 재즈 색소폰 트리오(과거 소니 롤린스와 조 핸더슨의 블루노트 앨범들이 쉬이 떠오르는)의 포맷으로 공간 활용의 천재들인 3명의 마스터들의 연주는 그야말로 매순간 역대급 인터플레이를 들을 수 있다. (연주중 종종 들리는 패티투치의 탄성은 키스 재럿의 그것과 전혀 다른 느낌이라 오히려 반갑다). 첫 곡은 찰리 파커의 다장조 블루스인 ‘Visa’인데, 거의 완벽한 웜업(Warm-up)곡으로 페티투치의 뱀프(Bamp)를 시작으로 색소폰이 따라 들어가 공간과 리듬의 합을 찾는다. 오리지널곡인 'Out West'는 루바토 느낌으로 서곡이 전주같은 형식으로 다음 곡 ‘Three Pieces of Glsss’로 넘어가는데 바로 이 앨범의 백미이기도 하다. 베이스 솔로에서 드럼의 완벽한 컴핑은 다음으로 연결되는 모티빅한 색소폰 솔로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는 크리스 포터의 존재감을 확실히 해주고 있다. 한 인터뷰에서 이 곡에 제목에 관한 설명을 읽을 수 있었는데, 현대 문명사회의 3가지 유리조각은 모바일폰, 컴퓨터, 티비이고 이것들이 동시에 가져다준 장점과 단점들의 단상을 곡의 의미로 부여하고 있다. 

아프로-펑크곡 ‘Mali’는 2009년 색소포니스트 조 로바노와의 트리오 앨범에서 선보인 곡이지만 이번 라이브에서 일렉트릭 베이스와 딜레이 이펙터, 크리스 포터의 펑키한 색소폰 프레이징, 브라이언 블레이드의 멜로딕하며 인터엑티브한 드럼 솔로는 곡의 가장 긴 러닝 타임(14:11)을 전혀 심심하지 않게 이끌고 간다. 그리고 코로나19 시기에 고인이 되신 칙 코리아(페티투치의 가장 중요한 음악적 멘토이자 보스)를 추모하는 곡으로 ‘Echoes of Scarlatti: In Memory of Chick Corea’ 을 연주한다. 70년대 클래식 더블 베이스를 전공하다 LA에서 재즈 연주를 시작한 그의 첫 솔로 앨범에부터 시작된 클래식 레퍼토리의 활용도 이번 트리오에도 어김없이 등장하게 되는데, 특히 크리스 포터와 브라이언 블레이드가 같이 호흡하며 트리오가 루바토로 인터플레이하는 마무리가 추모의 의미를 더 하고 있다. 마지막은 다시 스탠더드 ‘Without a Song’으로 앨범을 정리하는데, 이 곡의 헤드연주에서 페티투치의 베이스는 테너와 대화하듯 즉흥적 멜로디를 만들어 내며 스윙의 마법같은 특별함을 축하하고 있는 듯 하다. 우스갯소리이긴 하지만 만약, 외계인들이 침공해 “가장 최근에 나온 앨범 중 최고의 재즈 앨범을 넘기지 않으면 지구를 멸망시키겠다!” 라고 협박한다면 이 앨범이 생명줄이 될 수 있겠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