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ris Potter

<Got the Keys to the Kingdom : Live at the Village Vanguard> Edition/2023

 

Chris Potter: saxophone;

Craig Taborn: piano;

Scott Colley: bass;

Marcus Gilmore: drums.

 

1. You Gotta Move

2. Nozani Na

3. Blood Count

4. Klactoveedsedstene

5. Olha Maria

6. Got the Keys to the Kingdom

 

 

명불허전! 근래 크리스 포터의 최고 명연

활동기간 30년 리더앨범 20장, 사이드 맨으로는 약 150장 정도라는, 수치상만으로도 대단한 결과물. 하지만 재즈 뮤지션으로서 그가 남긴 족적은 이러한 수치적인데 머무르지 않는다. 존 콜트레인과 마이클 브레커 계보의 마지막에 위치한 끝판왕이라는 평을 받으며 2000년대 초반부터 마크 터너와 더불어 재즈 색소폰 어법의 강력한 두 축을 형성한 이노베이터이기도 하다. 그가 어느 듯 50대 초반(1971년생)이 되었다. 실험적이고 때로는 지나치다고 여겨질 정도로 고도의 기교와 복잡한 신호가 얽힌 컨셉트도 있지만, 크리스 포터는 짝을 찾기 힘들 정도의 톤과 구성력, 테크닉을 지닌 재즈 색소포니스트이자 임프로바이저이다. 재즈 색소포니스트로서 아이덴티티를 내보이는 그의 빌리지 뱅가드 실황만 이 앨범을 포함해 총 3번째이다.

종래와는 달리 세트 리스트는 전부 커버 곡으로 이루어졌는데, 오프닝 초기 블루스 기타리스트이자 보컬인 프레드 맥도웰의 ‘You Gotta Move’로 시작한다. 오리지널의 담담하고 느슨하며 블루지한 느낌을 모던재즈 스타일로 극적으로 비틀지 않고 마치 <Coltrane Plays Blues>를 연상시키는 깨끗하고 단아하면서 격조 높은 분위기까지 연출한다. ‘Nozani Na’ 는 밀통 나시멘토의 오리지널이다. 보사노바에 브라질의 토속적인 감각에 세련미까지 더해진 곡이라 할 수 있는데, 크리스 포터의 정통 비밥 스타일인데 반해 크레익 테이번의 솔로가 라틴 터치로 크리스 포터에 다시 인계하기 전까지 비선형적이고 기하학적인 라인들을 이어가며 극적인 대조를 이룬다. 테너 색소폰의 본령과 연주자로서의 모든 것을 다 토해내는 ‘Got the Keys to the Kingdom’ 과 더불어 가장 인상적인 트랙은 미학적 측면에서 ‘어떻게 이런 멜로디를 평생 작곡할 수 있었을까’라고 항상 경외하게 되는 빌리 스트레이혼의 명곡 ‘Blood Count’ 이다. 피아노 인트로가 이 곡의 아름다움을 재해석하고 있으며, 크리스 포터는 테너의 음색을 가늘고 여리게 하다 서브 톤으로 내려가거나, 음을 꾹 누르면서 배음을 통해 또 다른 뉘앙스를 자아내기도 한다. 정말 발라드는 이렇게 연주하면 누구든 예외없이 공감한다는 모범적인 예를 연주로 표출하고 있다. 현재 이 앨범을 집중 감상하고 있기에 과거와의 비교는 다소 어폐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직관을 포함하여 크리스 포터의 지난 작품들에서 이번만큼 현장의 영혼이 느껴질 정도의 짜릿한 연주는 경험하지 못했던 것 같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김제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