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Go Penguin <Everything is Going to Be OK> XXIM/2023

 

Nick Blacka Double Bass, Bass Guitar, Synthesizer

Jon Scott Drums,

Chris Illingworth Piano, Synthesizer

 

 

1 You're Stronger Than You Think

2 Glimmerings

3 Saturnine

4 Glow

5 Friday Film Special

6 Soon Comes Night

7 An Unbroken Thread Of Awareness

8 We May Not Stay

9 Everything Is Going To Be OK

10 Last Breath

11 You're Stronger Than You Think (Revisit)

12 Parasite

13 Sanctuary

 

 

더욱 쿨하고 세련되진 일렉트로닉 재즈계 선봉장

일렉트로닉 연주 음악세계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선구자, 영국 피아노 트리오 '고고펭귄'이 돌아왔다. 이들은 귀여운 밴드명과 다르게 기계적인 반복 패턴을 통해 힙하고 2020년대스러운 감각을 선보이는 팀이다. 10여년 전 재즈에서 시작해 최근 EDM으로 확장하고 있는 고고펭귄의 발전과 변화는 항상 인상적인 결과물을 낳았기에 신보에도 큰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다. <Every Thing Is Going To Be Okay>라는 타이틀의 신보는 과연 어떻게 구성되었을까.

사실 고고펭귄은 연주보다는 작곡에 특화된 팀이다. 재즈의 핵심인 즉흥연주도 미약하며, 애플뮤직에서도 이들의 음악을 '일렉트로니카'로 분류해놨을 정도. 뿐만 아니라 고고펭귄은 신보에서 단 43분간 무려 13곡의 변화를 들려준다. 마치 팝 음반처럼 곡 당 3분여의 러닝타임들로 채워져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이들을 일반적인 재즈 피아노 트리오로 분류하기에는 다소 논란이 있다.

더욱이 이번 음반에서는 이전보다 더 일렉트로닉 색채를 강하게 넓혔다. 기본적으로 피아노 트리오임에도 피아노의 비중이 확 줄어들었다는 점이 단적인 예시이다. 대신 일렉트로닉 기교는 훨씬 발전한 모습을 보이며, 보컬만 없을 뿐 정통 EDM에 매우 심취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코드 진행과 음악의 분위기도 몽환적이며 EDM 특유의 마이너 감성이 강하게 남아있다. 각종 플럭 사운드와 신스 소리를 덧입힌 다양한 채널의 변화를 앞세웠으며, 기계적인 반복 패턴으로 제시되는 드랍 멜로디는 중독성있게 귀를 자극한다. 이렇게 계속해 새 곡을 작곡하는 것도 쉽지 않을텐데, 새롭게 수준급의 EDM 테크닉을 더해 이들의 장점만을 부각시킨 결과물을 들려준다.

어떤 의미에서 고고펭귄은 연주로 탑티어에 속하는 밴드는 아니다. 대신 새로운 사운드에 대한 열정과 탐구, 그리고 2012년 데뷔 이래 10년이 넘게 꾸준한 창의적 스탠스를 유지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인 팀이다. 불과 몇 년 전에는 자신들의 히트곡을 전문 프로듀서들에게 맡겨 리믹스 음반까지 만들었지 않았던가. 이들이 이제는 아예 EDM의 영역을 직접적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으니 그들의 부풀어오른 관심사는 어디까지 뻗게 될까? 피아노 솔로가 뛰어나서가 아니라, 오로지 사운드의 접근, 아이디어와 창의성만으로 주목받는 특별한 밴드로서 이들의 호감도는 지금 세대들에게 지속적으로 어필할 것이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