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shell Ndegeocello <The Omnichord Real Book> Blue Note/2023

 

 

Meshell Ndegeocello: Vocals, Omnichord, Keyboards, Bass

Jebin Bruni: Keyboards, B3 Organ, Vocals

Abe Rounds: Percussion, Vocals

Josh Johnson: Saxophone, Vocals

Justin Hicks: Vocals

Kenita Miller: Vocals

Chris Bruce: Acoustic Guitar, Vocals

Meshell Ndegeocello: Vocals

Hanna Benn: Choir

Jade Hicks: Vocals

Joel Ross : Vibraphone

Jeff Parker : Guitar (Track 7)

Jason Moran : Piano

Mark Guiliana : Drums, Composer

Etc.

 

 

1. Georgia Ave (feat. Josh Johnson)

2. An Invitation

3. Call The Tune

4. Good Good (feat. Jade Hicks, Josh Johnson)

5. Omnipuss

6. Clear Water (feat. Deantoni Parks, Jeff Parker, Sanford Biggers)

7. ASR (feat. Jeff Parker)

8. Gatsby (feat. Cory Henry, Joan As Police Woman

9. Towers (feat. Joel Ross)

10. Perceptions (feat. Jason Moran)

11. THA KING (feat. Thandiswa)

12. Virgo (feat. Brandee Younger, Julius Rodriguez)

13. Burn Progression (feat. Hanna Benn, Ambrose Akinmusire)

14. onelevensixteen

15. Vuma (feat. Thandiswa, Joel Ross)

16. The 5th Dimension (feat. The Hawtplates)

17. Hole In The Bucket (feat. The Hawtplates)

18. Virgo 3 (feat. Oliver Lake (Arr.), Mark Guiliana, Brandee Younger, Josh Johnson)

 

 

 

대중음악이 가질 수 있는

진중한 무게감의 정점! 

2018년 커버 곡을 한데 모아 발표한 정규앨범 <Ventriloquism> (Naive) 이후, 올해 만 5년여만에 13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하는 흑인 인디음악의 대모격인 미셀 은데게오첼로의 <The Omnichord Real Book>는 그녀가 블루노트 레이블에서 둥지를 틀고 발매하는 커리어 첫 앨범이다. 이 작품은 2005년도 앨범 <The Spirit Music Jamia: Dance of the Infidel> (Universal/2005) 이후, 가장 재즈적 성향이 강하면서도 동시에 음악적으로 새롭고 다채로운 면들이 많이 담겨진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뉴욕의 젊고 창의성 넘치는 뮤지션들과 함께 작업한 이 작품은 그녀의 주요 음악적 루트인 재즈에 대한 진중하고도 새로운 해석이 주된 테마라고 생각된다.

이미 90년대 초와 2000년대의 전반기를 지나는 시점에서 그녀는 꽤나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나갔었기에, 그 연장선상에서 이번 앨범을 들여다보자면 사전 기대치가 어느 정도 있게 마련이지만, 재미난 제목만큼이나 그녀의 완숙한 음악적 비전이 잘 느껴지는 음악들이 그 기대를 충분히 만회해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새 앨범 타이틀 속의 ‘옴니코드’는 우리로 치자면 동네 주민 센터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크로마하프 정도 되는 생활 취미악기의 저가형 전자 악기다. 하지만 이런 악기들도 때에 따라서는 더 큰 창의적 표현의 작은 시작점이 되기도 하는데, 이번 앨범에 같이 참여한 기타리스트 크리스 브루스가 팬데믹 기간 그녀에게 선물한 것이었다고 한다. 이 ‘저가형 악기’의 소리는 또 자신이 어릴 적 자라던 워싱턴 DC의 흑인 동네 ’Georgia Ave’의 추억이자, 앨범의 첫 트랙의 첫 사운드이기도 하다. 이 트랙에는 앨범의 프로듀서이자 색소포니스트인 조쉬 존슨이 같이 참여하고 있는데, 자신이 그동안 작업하던 컴퓨터보다는 좀 더 아날로그한 사운드의 질감으로 이동하는 그녀의 최근 방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

앨범 전체에 흐르는 감성은 50대 중반에 들어선 그녀의 커리어를 잘 반추하듯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데뷔이후 줄 곳 상업적 성공엔 큰 관심 없이 독창적이면서도 흥미로운 음악적 프로젝트들로만 가득 찬 그녀의 커리어는 같이 작업한 뮤지션들의 엄청난 스펙트럼만 보더라도, 그녀가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쏟아 붓는 지 알 수 있다. ‘90년대 이후 최고의 소울, 펑크(Soul, Funk) 그루브 베이시스트 중 한명이면서, 가장 독특한 음악성을 보여주고 있는 싱어이자 래퍼이며, 또 네오소울의 효시 중 하나로 인정받는 그녀의 음악들은 여느 팝 스타들 같은 상업적 파워를 갖고 있진 않지만 주변 뮤지션들의 존경과 더불어 평단의 높은 지지를 오래전부터 받아오고 있는 중이다.

 

총 18곡의 오리지널 곡들(더블LP로 발매 예정)로 구성된 트랙들은 대부분 그녀가 참여한 작품들이지만 때로는 버니스 트래비스(로버트 글래스퍼의 베이시스트)나 기타리스트 크리스 브루스가 베이스를 담당하며 그녀의 보컬 프로덕션을 돕고 있다. 그 밖에도 2012년부터 같이 작업한 키보디스트 예빈 브루니, 에이브 라운즈, 딘토니 팍스, 마크 줄리아나 등이 곡에 따라 드럼으로 참여하고 있다. 또, 기타리스트 제프 파커, 비브라포니스트 조엘 로스, 트럼페터 앰브로스 아킨무시리등의 탁월한 솔로 주자들이 트랙들을 빛내고 있고, 줄리어스 로드리게즈, 코리 헨리, 제이슨 모란 등 각광받는 실력파 건반주자들까지 두루 참여하고 있다. 또, 흑인 루트 음악 보컬 그룹인 ‘The Hawtplates’ 의 발견과 앨범의 참여 역시 의미 있는 음악적 협업으로 이야기할 수 있겠다

 

아마 그녀의 새로운 레이블 블루노트가 대표적인 재즈 레이블인데다가, 이번 앨범의 기반 역시 그녀의 음악적 고향 중 하나인, 재즈에서 시작된 것이 이번 앨범의 핵심 모티브중 하나인데, 유년시절 색소포니스트였던 아버지의 선물인 리얼 북과 그때 음악활동의 추억들이 함께 담겨져 있다는 점도 함께 짚고 넘어갈 특징이 아닌가 싶다.

특히 앨범 수록곡인 ‘Virgo’와 ‘Virgo 3’는 이번 앨범의 타이틀이자 자신의 새로운 음악적 가치관과 창작 작업의 결을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월드 색소폰 쿼텟의 창단 멤버이기도 한 명인 색소포니스트 올리버 레이크가 편곡자로 참여한 이 트랙들에서 느껴지는 아프리카의 오리지널한 감성 역시, 그녀가 이번 앨범으로 자신과 자신이 속한 음악, 사회, 문화의 뿌리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려는 시도로 읽혀진다.

마지막으로 이번 앨범을 통해 앞으로 그녀가 보여주려는 것들은 자신의 음악만큼이나 복잡한 우리 삶의 선상에 발견한 것들에 대한 진중한 성찰임과 동시에 관조적이면서 때로는 날카로운 시선, 그리고 진솔한 표현으로 가사에 담는 능력은 현재 메이저 팝 신에서 도저히 찾아볼 수조차 없는 우리시대 위대한 흑인 음악가의 표상과도 같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