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une Yun <Enlightenment - Solid Waves> Self Produce/2023

 

Voice, Composer, Arranger, Lyrics, June Yun 윤여준

Piano Shai Maestro

Bass Kanoa Mendenhall

Drums JK Kim 김종국

Vibraphone Vid Jamnik (Track 1, 4, 7, 8, 9)

Guitar Brad Kang 강영찬 (Track 1, 4)

Alto Saxophone Nicola Caminiti (Track 5, 7)

 

 

1. Little Mighty Soul

2. Solid Waves

3. Enlightenment

4. Wherever Dark Takes You There Shall Be Light

5. You, Whom She Saved.

6. Light In Your Eyes (Intro)

7. Light In Your Eyes

8. Light Cycle

9. Mirrors (Dear 엄마)

 

 

현대 재즈의 틀에 녹여낸 진솔한 한국적 선율

지금 소개할 준 윤, 한국명으로 윤여준이라는 이름의 이 뮤지션은 꽤 다채로운 이력을 갖고 있다. 한국 태생이지만 영국 런던에서 유년시절을 보냈으며 그곳에서 잠깐 클래식을 배우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중음악에 관심을 갖고서 국내 실용음대를 다니며 공부했다고 한다. 그렇게 학교를 마친 뒤 국내에서 뮤지션으로 활동을 시작했는데 여기에서 그녀의 학구열은 멈추지 않고 다시 현대 재즈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뉴욕으로 향한다. 그렇게 뉴욕 뉴 스쿨과 맨해튼 음대에서 석사과정을 거치며 학업을 이어갔고 8년 정도의 기간 동안 그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또 현지 여러 뮤지션들과 교류하며 필드에서의 음악적 경험을 쌓아왔다고 한다. 이 작품은 그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그녀의 첫 데뷔작이며 그간의 뉴욕 신 경험에 걸맞게 피아니스트 샤이 마에스트로와 베이시스트 카노아 멘덴할, 알토 색소포니스트 니콜라 칼미니티, 비브라폰 주자 비드 잼닉 같은 젊고 유망한 뮤지션들, 그리고 현재 그곳에서 가장 활발한 연주 커리어를 쌓고 있는 국내 연주자인 드러머 김종국까지 이 작품의 세션으로 참여하고 있다.

작품은 전체적으로 그녀가 그간 공부해온 과정들이 잘 담겨져 있다는 생각이 들며, 특히 작곡의 측면에서 섬세하고도 디테일한 전개, 여기에 그녀의 보컬과 함께 각 악기들의 연주가 균형감 있게 녹아들어 전반적인 완성도가 잘 구현되어 있다. 필자가 보기에 그녀는 현대적인 재즈작곡의 틀 안에 한국적인 선율의 색채감, 리듬적인 면들을 최대한 위화감 없이 녹여내기 위해 고심한 흔적이 엿보이며 또 재즈적인 어프로치도 적절히 담아내고자 의도한 지점들이 드러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이 작품처럼 작, 편곡의 비중이 더 높은 경우 연주의 생동감, 에너지가 제대로 그 안에 녹아들기 어려울 수 있고 이 작품도 그렇게 들리는 점이 일부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 준 윤은 굳이 연주에 더 힘을 주기보다 애초 그녀가 그려내고자 한 곡의 이야기와 감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 오히려 음악적 공감대를 높이 끌어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이 가장 잘 발현된 트랙이 8, 9번 트랙이 아닌가 싶다. 마지막 곡 Mirrors는 필자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백미라고 본다)

그녀가 직접 쓴 앨범 라이너 글로 짐작하건데 타이틀인 깨달음, 깨우침의 의미가 우선은 그녀 개인적인 차원의 것으로 보이지만 그것이 음악적으로 발현되고 이렇게 구체화된 결과로 만들어지기 위해 꾸준히 정제시키고 또 참여한 뮤지션들에게 보편적으로 이해시키는 과정이 결코 단시일 내에 진행되었을 것 같지 않다. 그만큼 신중하고 또 꾸준하게 공들인 티가 물씬 나는 작품이며, 그런 점에 더해 그녀의 가슴에서 우러난 진솔한 멜로디의 힘까지도 녹여내며 자신의 첫 데뷔작을 성공적으로 갈무리해내지 않았나 생각된다. 마지막 여담으로 한 번도 직접 만나본 적은 없지만, 이 작품을 통해 그녀의 진지하면서 여리고 또 가식 없는 내면을 온전히 마주한 느낌이 들었다.  글/MMJAZZ 편집장 김희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