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라게 룬드 Lage Lund [Most Peculiar] Criss Cross/2023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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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ge Lund <Most Peculiar> Criss Cross/2023
Lage Lund : Guitars, Effects
Sullivan Fortner : Piano
Matt Brewer : Acoustic Bass
Tyshawn Sorey : Drums
1. Cigarettes
2. Trees
3. Circus Island
4. Warsaw
5. Elephants
6. Stone Age
7. Lost In Your Hometown
8. Antarctica
10. Horses
마침내, 변화의 과정 맞이한 실력파 기타리스트
전 세계의 수많은 뮤지션들이 코로나펜데믹 기간 동안 어쩔 수 없이 어렵고 힘든 시간들을 보냈다. 자신들의 경제적 기반은 물론 창의성까지 시험대에 오르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노르웨이 출신으로 뉴욕을 활동기반으로 하고 있는 기타리스트 라게 룬드 역시 이 시기 가족과 함께 고향인 노르웨이으로 돌아가 새로운 창의력을 시험했다고 한다. 아내와 두 아이들과 함께 홈 스쿨링 하면서 자신도 스스로를 이전과 다른 작업 모드로 설정해두고 곡을 쓰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2022년 다시 뉴욕으로 돌아와 작업의 결과물들을 이 앨범에 옮겨 놓았다. 2014년부터 같이 연주해온 피아니스트 설리번 포트너, 드러머 타이션 소레이, 베이시스트 맷 브루어 등과 함께 쿼텟 편성으로 같이 하고 있는 이 작품은 곡들의 제목도 랜덤하고 짧은 단어들로 음악의 아이디어가 곡을 만들었다기 보단 단어의 단상을 창의력으로 만들어낸, 마치 아이들 숙제하듯, 테마들이 탄생시킨 레퍼토리들처럼 보인다.
첫 트랙 ‘Cigarettes’ 은 그의 오랜 우상이던 팻 메시니의 작품들을 연상시키는 그루브와 화성적 전개위에 짧은 인터벌로 시작해 카운터 포인트들이 섞인 라인들로 구성과 형식을 소개 후, 베이시스트 맷 브루어의 솔로가 이야기를 전개한다. 중간 중간 트레몰로 이펙트가 오버 더빙된 라인들도 미장센을 형성하면서 피아노 솔로와 마지막 테마의 연결로 이어진다. 또 다른 메시니 레퍼런스 곡인 ‘Stone Age’ 에선 피아노 솔로 때 드럼과 베이스의 서포트는 자연스러움 그 자체로, 드럼 쪽에만 믹싱 밸런스가 치우친 아쉬움도 일견 용서될 정도이다. ‘Warsaw’등의 곡에선 어쿠스틱 기타를 통한 편곡의 다양성도 잊지 않고 있다. 설리반 포트너의 피아노는 앨범 전반에 중요한 조력으로 차분한 컴핑과 네러티브르 잊지 않는 솔로들을 채워주고 있다. ‘Bad Acrobat’ 는 이번 앨범 그의 솔로 백미 중 하나로, 쏟아지는 듯한 솔로 라인들과 동형진행들이 3박 계열의 즉흥연주가 주는 긴장감을 잘 살리고 있다. 이 앨범은 전반적으로 좀 더 여유롭고 자연스러움이 강조된 느낌이다. 이전 앨범에서부터 실험하던 기타 사운드의 다양한 프로덕션 및 접근도 계속 유효하게 이어지고 있으며, 컨템포러니 뉴욕 재즈 신의 특성과 재즈 기타의 성향적 흐름 속에서 라게 룬드가 고민하고 시도하는 것들이 잘 녹아들어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현재 가장 중요한 젊은 세대 기타리스트 중 하나다. 연주력만큼은 발군의 실력으로 이전부터 인정받아 왔으나, 이제 리더작들에서 느껴지는 완성도 높은 작곡과 앨범 프로덕션의 밸런스도 점차 훌륭해지고 있다. 원래 버클리와 줄리어드에서 공부하고 종종 조지 벤슨의 후계자로 소개될만큼 기대 충만한 그가 마침내 본인만의 음악적 세계를 확장 하는 중이 아닐까?!. 줄리안 라지나 널 펠더등의 개성이 강한 스타일리스트 재즈 기타리스트들과 비슷한 세대로 전통적 성향을 가져왔던 그. 이제 40대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앞으로의 창작들도 더욱 기대되는 지점을 이번 앨범으로 확인할 수 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