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메리 할버슨 Mary Halvorson [Cloudward] Nonesuch/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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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y Halvorson <Cloudward> Nonesuch/2024
Guitar : Mary Halvorson
Bass : Nick Dunston
Drums : Tomas Fujiwara
Trombone : Jacob Garchik
Trumpet : Adam O'Farrill
Vibraphone : Patricia Brennan
1.The Gate
3.Collapsing Mouth
5.Desiderata
6.Incarnadine
7.Tailhead
8.Ultramarine
프리/아방가르드의 클리셰 타파한 놀라운 비전
메리 할버슨의 음악의 확장성은 가히 놀랍기만 하다. 2015년 발표했던 솔로 기타 앨범<Meltframe>를 통해 혼자, 스스로 무한히 확장하는 모습을 이미 보여줬기 때문에 이제 그녀의 창의성, 전위성을 논하는 것은 진부하게 느껴진다. 어떤 컨셉트의 연주를 기획하고 누구와 연주하는가에 따라 만들어지는 그녀의 새로운 음악, 그것을 통해 느끼는 신선한 충격은 필자에게도 늘 즐겁기만 하다.
2022년 발표했던 두 장의 EP 앨범은 그 절정에 있었다. 넌서치 레이블 데뷔작인 <Amaryllis>와 <Belladonna>가 바로 그것이다. 메리 할버슨과 함께 비브라포니스트 페트리샤 브레넌, 베이시스트 닉 던스턴, 드러머 토마스 후지와라 등이 주축이 된 6인조 섹스텟과 ‘MQ’라는 스트링 4중주, 그리고 이 둘을 합친 그룹이 세 부분으로 구분된, 전체 3부작으로 나누어 녹음했다. 악기 구성을 달리하며 만들어지는 앨범 전체의 전개 양상은 최고의 매력을 선사했다. 같은 레이블에서 두 번째로 발표한 ‘Cloudward’는 전작의 음악을 더욱더 잘 정제한 듯한 인상을 받는다. 이전의 멤버 5명이 그대로 참여했으며 그들의 탁월한 앙상블은 각 곡에서, 그리고 곡들 사이에서 서사가 만들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메리 할버슨이 연주하는 기타 연주의 비중도 아주 적절하다.
필자만의 주관적인 느낌일지 모르지만, 기타 연주보다 음악이 먼저 들린다는 것이 이전과 많이 달라진 점인 것 같다. 그만큼 곡의 구성이 탁월하다. 아방가르드적인 요소가 진부함없이 모두 음악적으로 잘 표현되고 있다. 메리 할버슨의 음악에서 재즈적 요소, 그러니까 비밥 전통의 느낌을 느끼지 못해도 우리는 그녀의 연주와 음악을 재즈로 분류한다. 그것은 그 외의 모든 것이 재즈적 접근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는 그녀의 음악이 모두 재즈라는 데, 그 어떤 의문도 갖지 않게 만든다. 재즈적 유니즌 연주로 시작하는 첫 트랙, ‘The Gate’의 영향이 너무 컸는지도 모르겠다. 현란한 리듬 세션과 재즈 대위법적인 즉흥연주는 이전 앨범에서 느꼈을 재즈적 요소의 부재를 모두 날려버리는 듯하다. 두 번째 트랙, ‘The Tower’의 과하게 하모나이즈 된 메리 할버슨의 솔로기타 사운드는 이전의 그 어떤 연주보다 뛰어나다. 이어지는 무조적 즉흥연주는 연주자 간 극도의 긴장을 만들고 다시 약속된 선율로 이완한다. 그 외 대부분의 곡에서 펼쳐지는 연주자들의 즉흥적인 조화는 한 번도 집중을 늦추지 못하게 만든다. 연주는 물론 곡의 구성에서도 어디까지가 약속이고 어디까지가 우연인지 짐작하기 어려울만큼, 즉흥연주의 묘미를 제대로 즐길 수 있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