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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발매된 국내외 주요 앨범들, 화제가 되고 있거나 늦었더라도 이야기할만한 이슈가 있는 작품들을 폭넓게 가져와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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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k

국내앨범 ⚡나윤선(Youn Sun Nah) with Jon Cowherd [Elles] NPlug/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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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윤선(Youn Sun Nah) with Jon Cowherd    <Elles>   NPlug/2024

 

Youn Sun Nah : vocal, kalimba, music box

Jon Cowherd : piano, fender Rhodes, wurlitzer

Tomek Miernowski : Prepared Piano (1, 2, 3), Prophet 12 (1, 5), Guitar (5)

 

 

1. Feeling Good (Nina Simone)

2. Cocoon (Björk)

3. I’ve Seen That Face Before (Libertango) (Grace Jones)

4. My Funny Valentine (Sarah Vaughan)

5. White Rabbit (Jefferson Airplane)

6.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 (Billie Holiday)

7. Baltimore Oriole (Sheila Jordan)

8. Coisas Da Terra (Maria João)

9. La Foule (Édith Piaf)

10. Killing Me Softly With His Song (Roberta Flack)

 

 

여성 레전드 오마주,

그 속 투영된 나윤선의 진솔한 감성

2001<Reflet>을 처음 들었을 당시 리뷰를 통해 향후 우리나라 여성 재즈 보컬은 나윤선 전후로 언급될 수 있다고 말했었던 기억이 새로운데, 벌써 23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12번째 정규앨범인 <Elles>가 나온 시점에서 본다면, 이 여성 싱어송라이터는 한국 뿐 아니라 유럽 전역, 그리고 미국에까지 영향력 있는 아티스트로 발돋움했다.

뮤지션 모두가 종말적 위기감까지 들었던 COVID-19 펜데믹이 끝난 후 나윤선이 발표한 첫 작품은 Elles라는 타이틀의 커버 앨범이다. 암울한 시기에 발표했던 <Waking World>가 싱어 송라이터로서 첫 모습이었다면, 전체 커버 역시 최초다. 이전 앨범 트랙들중 상당수의 커버 넘버들이 있었고, 다방면에 걸쳐 여러 스타일의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으면서 와닿았던 곡들을 채택했다면, 이번에는 처음부터 좋아하는 소재들을 작정하고 나열하여 선택하였다. 그녀 스스로 처음부터 의도하지는 않았다고 하는데, 오리지널 혹은 수록곡들의 인상을 가장 깊게 남긴 싱어들의 버전을 고르다보니, 모두 여성 뮤지션들의 작품이라는 결과가 되었단다. 물론 10곡이 아니라 더 많은 트랙들이 있고, 선곡에서 나윤선과 프로듀스, 엔지니어인 토멕 미에르놉스키를 비롯하여 다수의 스텝들과 의논했던 바이겠지만, 성향을 본다면 여성과 아픔의 정서가 공통적으로 흐른다고 볼 수 있겠다.

오프닝 Feeling Good은 니나 시몬 외의 버전을 상상하기 힘들만큼 슬픔과 한탄이 극을 이루는 곡이라 여겨지는데, 나윤선과 니나 시몬의 삶이 같지 않기에 감정선도 당연히 다르다. 담담하게 흐르면서 서로의 속을 같이 나누는 1+1=1이 되는 음악 그 자체의 존 카우허드라는 놀라운 피아니스트의 존재가 시종 이 음반의 핵심 키가 된다. 스티브 카디너스, 마이크 모네로 등 개인적으로 무척 선호하는 기타리스트와의 연주에서 이지적이고 오버하지도 내적으로 침체되지 않는 평정심 그 자체의 스타일은 보컬리스트와의 호흡에서 상호 일체적 존재로 자리한다.

Cocoon은 아이슬란드 출신의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터 비요크의 곡인데, 이 트랙은 나윤선 자신의 것이 온전히 드러난 부분이다. 감정을 더 깊이 담고, 잔향을 자연스럽게 담아낸 마스터링은 레코딩 면에서도 주목해서 들을 부분이기도 하다.

I‘ve Seen That Face Before는 원곡이 아스트로 피아졸라의 Libertango 인데, 영어 타이틀은 모델, 영화배우, 싱어인 그레이스 존스 버전을 염두에 둔 것이고 도입부에서의 혼돈과 절규의 코러스 더빙이 후반부를 암시하고 댄서블한 탕고를 타면서 50대 중반에도 도저히 가라앉을 줄 모르는 나윤선의 스캣은 제대로 된 빌드 업 때문인지 오히려 멜로딕하게 들린다.

White Rabbit은 제퍼슨 에어플레인의 오리지널이지만 조지 벤슨과 돈 세베스키, 크리드 테일러라는 희대의 상업적 콤비에 의한 버전이 재즈뮤지션에게는 오히려 더 익숙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음악적인 결은 조지 벤슨과 완전 다르며, 그레이스 슬릭의 이미지도 아닌, 나윤선이 지닌 슬프고 극적인 모노드라마라 하겠다.

Sometimes I Feel Like a Motherless Child는 나윤선의 유년시절 기억과 음악을 듣는 뮤지션 사이에서 유명한 진 리(Jeanne Lee)의 정서와 가깝게 들리며, 이 정도의 감정처리가 가능한 보컬이 점점 드물어진다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로 톤과 뉘앙스가 가슴 깊이 묻어둔 고달픔을 자극한다. Baltimore Oriole은 팝팬들은 혹시 조지 해리슨을 떠올리지 모르겠지만, 쉴라 조던의 명반 <Portrait of Sheila>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테크닉이 아니라 감성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나윤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 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오마주의 느낌까지 든다.

Coisas Da Terra 는 원곡의 테마를 분명히 따르고 있다. 높낮이 편차 심하게 두고 템포를 상당히 빨리 올려서 고난이도 챌린지처럼 나아가는데, 놀랍게도 스튜디오 현장에서 정한 완전 즉흥의 결과라고 한다. 듣고 나면 본인이 하고 싶은 바를 표현할 수 있는 텅 테크닉, 피치, 즉흥적 구성요소들을 갖추고 있는 이 여성에 이것이 재능이 아니라면 대체 재능이 무엇일까 되묻고 싶기도 하다. 제한된 지면탓에 전곡을 다 소개하지 못했지만, 건조한 텍스트로만 음반을 소개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고, 이해를 어느 정도 하고 있는 이의 감상 정도로 봐주시길 바란다.

 

 

자투리 여담을 풀자면 1:1 인터뷰에서야 나윤선은 간신히 본인이 지닌 재능을 인정했었는데, 이 여성은 작업에 대한 보다 진취적인 결과물, 음악적 성과에 대한 높은 자존감은 여전히 높지 않다고 여기는 것 같다. 당사자의 평가와는 별개로 필자는 지금까지 올려온 명성과 실적은 온전히 나윤선의 재능과 실력, 음악성에 의한 것이고 얼마나 대단한지 계속 절감하고 있으며, 그 외는 달리 없다고 생각한다. 실제 이 리뷰를 진행하기 전에 장시간의 인터뷰 시간을 가졌었는데, 개인적으로 상상했던 진행의 디테일과 영감에 관한 부분들을 확신할 수 있었던 점에서 팬 및 리뷰어로서 다시 한 번 강한 유대감을 느낄 수 있었다글/재즈 칼럼니스트 김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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