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앨범 ⚡홍선미 Sun-Mi Hong [Reflex : Invisible Ropes] BIMHUIS Rec./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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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Mi Hong <Reflex ; Invisible Ropes> BIMHUIS Rec./2024
Sun-Mi Hong – composition, drums
John Dikeman – tenor saxophone, baritone saxophone
Mette Rasmussen – alto saxophone
Alistair Payne – trumpet
Jozef Dumoulin – piano, Fender Rhodes
John Edwards – double bass
2. Temple of a Thousand Neon Leggings
뛰어난 연주와 구성미, 이 실황의 관객들이 부러울 뿐!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홍선미가 뛰어난 연주자고 그의 작품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두었다는 이야기는 본지를 포함, 여러 매체를 통해 들었다. 당시 그녀의 작품들을 챙겨 듣지 못한 채 이번 작품을 들었는데, 그것이 허명이 아님을 확인했다. 거두절미하고 실로 뛰어난 연주자이자 작곡가다. 홍선미는 그가 선호하는 편성(오중주, 육중주)에 상관없이 자신의 음악을 오케스트라라 칭한다. 그만큼 풍성한 사운드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작년 9월 네덜란드의 유명 공연장 빔하우스 실황으로 밴드의 멤버들은 다국적 연주자(미국, 노르웨이, 영국, 벨기에)로 구성되어있다. 이 앨범의 인트로 격인 첫 곡 Big Fly 는 테너 연주자 존 디케만과의 듀오 연주로 디케만의 화려한 블로잉은 데이비드 머레이의 그림자가 드리워져있으며, 우리의 지향은 아방가르드입니다, 라고 선언한다. Brown Door 1, 2 에서는 집단자유즉흥과 각자의 솔로, 멤버간의 대위가 교차하며 연주의 긴장감을 부여하는데 거기서 발생하는 집중력이 청자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된다. 동명 타이틀곡 Invisible Ropes 을 거칠게 분석하면(오류를 감수하고) 필자는 이 곡을 5분의 주제-1분의 솔로-2분의 엔딩으로 봤다. ‘1분의 솔로’는 홍선미의 심벌 중심의 솔로로 예상치 못한 시점에 흘러나와 곡의 흐름에 파문을 일으킨다. 필자가 24년을 건너오며 지난 1년간 들었던 가장 아름다운 드럼 솔로 중 하나로 이 타이밍, 이 흐름, 이 고백, 독자들도 느껴보았으면 한다. Dust Bowl 1,2 도 인상적인데 ‘Bowl 1’에서는 모래폭풍이 몰아치는 풍경을 묘사하는 디케만의 격렬한 자유즉흥 연주를 나머지 멤버들이 배경을 채워주고, ‘Bowl 1’과 대비되는 ‘Bowl 2’는 상대적으로 짧은 곡으로 폭풍이 잦아든 풍경을 즉흥성을 다소 배제하고 모던 크리에이티브 형식으로 곡을 진행하고 마무리한다. 마지막 곡 Running Horse Candle 은 변화무쌍한 곡 전개를 취하는데, 13분이라는 시간 동안 아방가르드, 포스트밥, 월드뮤직, 현대클래식 등 재즈의 다양한 모습을 이물감 없이 녹여낸다.
우리에게 생소하지만 모두 뛰어난 연주자들이고 기회가 되면 한국에서 한번 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아방가르드를 취한다 해서 모던 재즈의 팬들이 이 작품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약속된 플레이와 약속이 되지 않은 플레이의 적절한 균형을 취하고 있다. 구성의 아름다움을 예민하게 감각하는 홍선미의 음악을 일청할 것을 독자에게 권한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여인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