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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앨범 ⚡재즈미어 혼 Jazzmeia Horn [Messages] Empress Legacy Rec./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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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zzmeia Horn <Messages> Empress Legacy Rec./2024
Jazzmeia Horn : Vocals, Composers, Producer
Marquis Hill (8), Trunino Lowe (2, 11) : Trumpet
Anthony Ware : flute, tenor saxophone (2, 3, 11)
Stacy Dillard : soprano saxophone (3, 9, 11)
Keith Brown (1, 6, 10, 11), Victor Gould (2-5, 7-9) : Piano, Keyboards
Eric Wheeler : Double Bass
Anwar Marshall : Drums
Khalil Kwamé Bell : Percussion (2, 3, 8)
2 Submit To The Unknown
3 Destiny
5 Mother’s Love
7 Voicemail Blues
8 Mysteries Of Us
9 Don’t Forget Your Love
10 You’re Getting To Be A Habit With Me
11 Flip ‘D’ Switch
최고 수준의 재즈 싱어송라이터가 구현해내는 경지
재즈미어 혼의 음악적 야심과 도전은 결코 평범한 수준이 아니다. 당대 젊은 어떤 여성 보컬리스트들보다 재즈의 기본에 충실하며 또 그 안에서 완전한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나가고자 하는 바람이 작품 내에서 더할 나위 없이 명확하게 드러난다. 비슷한 위치에서 함께 선의의 경쟁구도를 가져가고 있는 세실 맥로린 살반트보다 더 트래디셔널한 재즈에 중심축을 두고서, 스스로 직접 노래할 곡들을 만들고 이 곡의 악기 편성및 편곡까지 감당해내는 모습은 통상적인 재즈 보컬리스트들이 대부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보통은 전문 편곡자를 파트너로 두고서 함께 소통해 작품을 만드는 게 일반적인데 재즈미어 혼은 오로지 홀로 음악을 감당하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런 행보가 가장 가시적인 성공을 거두었던 작품이 바로 전작인 <Dear Love> 였다. 3년 전 발매되었던 이 작품에서 그녀는 수록곡 전부 직접 악기 편곡 파트를 맡아 편곡했으며 놀랍게도 그 악기 파트는 캄보도 아닌 빅밴드 기본 편성이었다. 전곡 빅밴드 파트 편곡을 전문 편곡자가 아닌 노래하는 보컬리스트가 스스로 감당해냈다는 건 그녀의 예술적 열정과 야심이 상당하다는 걸 증명하는 바.
일반 가수로서의 보컬 역량을 키우는 것 외에 작품 전체에 대한 음악적 책임감및 지향점까지 갖고 있는 그녀는 너무나 독립적이고 자신감에 넘친다.
(별개로 그녀의 이런 예술적 창작 행보에 가장 큰 자극 및 동기부여를 받은 가수가 바로 내달 내한하는 사마라 조이다. 짐작컨데 그녀의 최근작 <Portrait>은 재즈미어 혼의 음악적 도전에 대한 영감과 자극을 바탕으로 그녀가 생애 처음 혼 악기 섹션을 포함한 중편성 앙상블로 도전한 결과물이 아닐까 싶다) 이름이 바뀌기 전 멍크 컴페티션 보컬 부문 마지막 우승자라는 타이틀에 더해 온전한 그녀 자신의 음악세계를 구축하기 위한 과정으로 그녀는 자신이 직접 운영하는 레이블까지 설립했다. 이런! 1991년생이니 이제 서른넷의 젊은 나이이며 아직 경험하고 성장해나갈 가능성이 훨씬 더 크게 남은데다가 메이저 레이블의 비호를 통해 자신의 커리어도 높이 상승시키고픈 욕구도 분명 있을텐데, 놀랍게도 그녀의 시선은 오로지 스스로가 만들어나갈 음악에만 놓여있는 것이다.
최근 그녀가 새로운 작품을 선보였다. <Messages>라는 타이틀의 이 앨범은 전작 같은 대형 앙상블과의 콜라보레이션은 아니다. 피아노 트리오를 기본으로 곡에 따라 트럼펫과 색소폰, 플룻이 가세한 캄보 편성, 그 위로 그녀가 노래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앨범은 알려진 기존 스탠더드및 유명 레퍼토리의 리메이크가 하나도 없이 모두 그녀가 직접 작곡한 오리지널로 채워졌다. 그리고 그 곡의 편곡도 다시 한 번 그녀가 담당했다.
첫 곡 Happy Livin' 에서부터 능숙하고도 유려한 재즈 발라드의 오리지널리티가 흘러 나오는 걸 듣는 순간, 그리고 이 곡이 다른 유명한 틴팬앨리 작곡가의 것이 아니라 재즈미어 혼 그녀의 것이라는 걸 알게 된 순간 다시 한 번 걸출한 성과를 이뤄냈음을 직감하게 된다. 동시대 어떤 가수들도 이런 식의 작품 활동을 이루어낸 적이 없었다. Tip 의 능청스럽고도 자연스러움이 넘치는 미드 스윙 바이브는 또 어떤가? 곡의 완성도도 뛰어나고(흔한 기시감조차 들지 않는다) 그녀의 노래가 들려주는 원단 재즈의 맛도 너무 매끄러워 절로 고개가 끄떡여진다. R&B 성향의 재즈 발라드 Sing Your Own Song 는 대중적인 매력도 내포하고 있으며 보컬 트랙임에도 무려 13분에 육박하는 유장한 스케일의 슬로우 넘버 You're Getting to Be a Habit with Me 은 재즈미어 혼의 작곡 역량이 보컬 이상일지도 모른다는 짐작을 하게 만든다.
다만 곡들의 보컬 난이도가 상당한데다 그녀의 현재 역량으로도 다소 부침이 느껴지는 지점들도 약간 보이는 게 일말의 아쉬운 지점. 개인적인 판단으로 앞으로도 계속 혼자 다 감당하려는 것보다 경험 많은 프로듀서. 혹은 음악 디렉터와 함께 의견을 나눠가며 작업해보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재즈미어 혼은 레귤러 팀메이트를 이미 꾸린데다 이들과의 교감 역시 상당부분 완성단계에 도달해 있다는 점에서 세월의 흐름에 더해진 경험과 성숙함이 별도의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세실 맥로린 살반트와는 또 다른 영역에서 발군의 경지를 보여주고 있는 재즈미어 혼! 날선 그녀의 열정이 감탄스럽기만 하다. 글/MMJAZZ 김희준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