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크리스 데이비스 트리오 Kris Davis Trio Feat. Robert Hurst, Johnathan Blake [Run the Gauntlet] Pyroclastic Rec./2024
- Johnk
- 조회 수 32
Kris Davis Trio Feat. Robert Hurst, Johnathan Blake
<Run the Gauntlet> Pyroclastic Rec./2024
Kris Davis - piano/ prepared piano
Robert Hurst - bass
Johnathan Blake - drums
2. Softly, As You Wake
3. First Steps
4. Little Footsteps
6. Beauty Beneath the Rubble
7. Beauty Beneath the Rubble Meditation
9. Coda Queen
11. Subtones
종합적 비전으로 전통과 전위 멋지게 아우르다
현재 뉴욕 신에서 가장 독특한 개성을 지닌 뮤지션중 하나로 평가되는 피아니스트 크리스 데이비스의 트리오 신작 <Run the Gauntlet>. 캐나다 출신의 크리스 데이비스는 토론토 대학 졸업 후 2001년 뉴욕으로 이주하여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적 여정을 탐험해온 연주가이다. 꾸준한 음악활동을 펼쳐왔지만 오랫동안 별 주목을 받진 못하다가 2019년 발표한 <Diatom Ribbons> 로 뉴욕타임즈와 NPR 평론가상에서 올해의 재즈앨범으로 선정된 이후 인지도가 올라갔다. 그녀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이 앨범은 포스트 밥과 아방가르드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녀만의 음악세계를 성공적으로 갈무리해 들려주었다. 지금 소개하는 음반 <Run the Gauntlet>은 2014년 앨범 <Waiting for You to Grow> 이후 10년 만에 트리오 포맷으로 돌아온 작품이다.
앨범은 여섯 명의 창의적인 선배 여성 뮤지션들에게 헌정하는 음악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리 앨런, 칼라 블레이, 마릴린 크리스펠, 안젤리카 산체스, 실비 쿠르부아지에, 그리고 르네 로즈네스라는 걸출한 뮤지션들의 이름이 앨범커버에 나와 있다.(그녀 모두 다 건반을 다루는 연주자기도 하다) 꽤나 묵직한 의미를 지닌 이 프로젝트에 함께 하는 사이드 맨은 그녀의 오랜 협업자인 드러머 조나단 블레이크와 함께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 베이시스트 로버트 허스트이다. 로버트 허스트는 멀그루 밀러, 다이아나 크롤, 윈튼 마살리스와 브랜포드 마살리스 같은 쟁쟁한 스타급 뮤지션들의 조력자로 80년대부터 지금까지 활동해온 깊은 내공을 지닌 초일류 베이시스트. 그가 크리스 데이비스의 음악을 단단히 지지해 주고 있다는 사실도 놀랍고도 반가운 포인트이기도 하다.
전작 <Diatom Ribbons> 에서 여러 명의 다양한 보컬리스트들과 아방가르드와 록, 팝, 재즈를 넘나드는 신선한 사운드를 제시한 바 있는데 이번 앨범은 매우 어쿠스틱한 틀 안에서 수년간 실험해 오던 아이디어를 전통적인 재즈 트리오의 범주 안에서 여과 없이 그려내고 있다. 자작곡 ‘Run the Gauntlet’ 은 치밀하게 계산된 리듬과 강렬한 리프가 돋보이는 대담한 트랙이다. 곡 제목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목표를 향해 달성하는 과정을 뜻하고 있는 것 같이 앨범 전체에 흐르고 있는 하나의 맥락은 끊임없는 음악적인 도전과 실험으로 성장하는 과정에 대한 표현이다. 프리페어드 피아노와 베이스의 보잉으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Softly, as you awake’, 아들의 성장을 주제로 한 세 곡 ‘First steps’, ‘Little footsteps’, ‘Heavy footed’, 예측 불가능한 매력의 ‘Knotweed’ 등 트랙 하나하나가 매우 역동적이며 동시에 탐구적이다. 최근 접했던 음반들 중 가장 자신의 내면에 깊이 다가가며 대담하고도 치밀하게 표현한 연주자가 아닐까 싶다. 글/재즈 피아니스트 우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