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혜 Jihye Kim  <PADO> Self Produce/2024

 

 

Composer, Producer, 장고 - 김지혜

대금, 소금 - 백다솜

Alto Saxophone - 이수정

Piano - 정지수

Contrabass - 전창민

Traditional Korean Percussion, 태평소 - 조갑동

 

 

1. 새로운 세상으로

2. 돛을 펴다

3. 항해

4. 해무

5. 폭풍우

6. 별빛

7. 다시, 새로운 세상으로

8. 파도

 

어색함 없이 조화 이룬 재즈와 국악의 특질!

이 작품의 주인공인 김지혜는 어린 시절부터 사물놀이의 매력에 빠져 국악을 공부했다. 그렇게 장고 연주자로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해 한예종 국악 타악전공으로 입학, 공부를 해왔으며, 이후 서양음악인 재즈에 새로이 눈을 뜨게 되었고, 20대 중반의 나이에 버클리로 재즈 작곡을 공부하기 위해 유학을 가는 도전까지 시도하게 되었다. 통상적으로 국악 연주자들이 서양음악을 배우기 위해 직접 유학을 가는 경우가 사실 드문 편인데, 김지혜는 피상적인 이해보다 직접 본토에 가서 재즈라는 음악을 제대로 익히기 위한 도전을 감행한 것. (게다가 타악주자가 작곡을 공부한다는 것 역시 쉬운 선택이 아니다) 하지만 사실 필자가 보기에 현재 국악이 서양 음악과의 어울림을 시도하기에 가장 적절한 접근은 바로 리듬의 측면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악의 선율을 서양의 평균율에 입각해 새롭게 만들어내기가 무척 어려운 탓이다) 국악의 고유한 장단을 이미 잘 이해하고 있는 뮤지션이 서양음악을 배울 경우 리듬의 유사성과 상이한 점을 잘 파악할 수 있고, 이걸 어떤 식으로 섞을 때 어색하지 않을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 재즈의 화성과 스케일을 배워 자신의 것으로 체화해간 그녀는 유학을 마친 뒤 한국에 돌아와 한국음악 작곡까지 공부했다. 그리고 작년 늦가을께 그간의 음악적 행보를 갈무리한 이 작품을 만들어냈다.

필자가 이 작품에 호감을 느끼는 포인트는, 우선 국악과 재즈의 고유한 영역을 억지로 변용시키려 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도록 각자의 특징을 있는 그대로 담아내려 했다는 점에 있다. 그러니까 양자 간의 어울림을 통해 새로운 뭔가를 만들어내려고 한 게 아니라 그 두 장르의 요소들 중 상호 어색하지 않은 부분을 잘 끄집어내려고 신경을 썼다는 얘기! (국악의 고유한 선율과 장단을 약간의 서양 화성과 멜로디를 엮어 만든 돛을 펴다, 항해 같은 곡이 그에 관한 적절한 예라고 본다) 그리고 김지혜가 버클리에서 제대로 재즈를 공부했음을 확인시켜주는 ‘해무’, ‘폭풍우’ 같은 곡은 현대적인 뉴욕 재즈의 전형성을 전면에 내세워 그녀가 이 음악에 대한 이해를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악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두 곡은 본질적으로 현대 재즈의 비중이 아주 높다.)  한편 ‘별빛’ 같은 곡은 서양의 화성과 선율로 만들어진 리리컬한 멜로디가 한국적인 정서를 담은 선율로 느껴지도록 국악기인 소금을 통해 잘 표현되어 있다. 분명 국악인 출신이지만 김지혜는 재즈와 국악 양쪽의 특징과 이론적인 요소들을 중립적인 관점에서 현명하게 바라보고 이어감으로서 피상적인 접근의 퓨전 국악과는 궤를 달리 하는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뤄냈다. 이 점만으로도 본작을 좋게 바라볼 이유는 충분하지 않나 생각되며, 향후 그녀가 연구를 통해 양자의 음악적 장점을 어떻게 더 성공적으로 이어갈지 기대하게 만든다.     글/MMJAZZ 김희준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