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벤야민 라크너 Benjamin Lackner [Spindrift] ECM/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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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jamin Lackner <Spindrift> ECM/2025
Benjamin Lackner Piano
Mathias Eick Trumpet
Mark Turner Tenor Saxophone
Linda May Han Oh Double Bass
Matthieu Chazarenc Drums
02. Mosquito Flats
04. Chambary
05. See You Again My Friend
06. Murnau
08. Anacapa
09. Ahwahnee
10. Out Of The Fog
역동적인 표현과 절제된 사운드 표현의 멋진 밸런스
독일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 벤야민 라크너가 ECM에서의 두 번째 앨범을 발표했다. 2022년에 발표한, 라크너의 ECM 데뷔 앨범 <Last Decade> 의 서정적이고 미니멀한 쿼텟 연주에서 풍부한 퀸텟 사운드로 돌아왔다. 담겨진 음악은 단순히 테너 색소폰의 마크 터너가 가세한 것 그 이상의 변화가 느껴진다. 일단 전체적인 사운드에서 드럼과 베이스의 변화가 가장 크다. 벤야민 라크너는 웹 매거진, ‘Fifteen Questions’와 <Last Decade> 발매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드러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드럼이 조용히 연주되더라도, 그것은 모든 것의 리듬적 기초가 됩니다. 하지만 결국, 같은 드러머에 다른 연주자와 연주하면 눈에 띄는 변화가 생기기도 합니다’ 라고 말한 바 있다.
그토록 ECM에서의 앨범 발매를 원했던 것만큼이나 스스로 원하는 유기적인 연주 스타일을 갖고 있었음이 새 앨범 전체에서 느껴진다. 이전 드러머 마누 카체(Manu Katché)의 연주보다 마티유 샤자렝(Matthieu Chazarenc)의 연주는 더 오픈되어 있으며, 킥 드럼이 드러나거나 귀에 들어오는 패턴이 거의 없다. 그러나 베이시스트 린다 메이 한 오의 모던하면서 리듬에 충실한 베이스는 그런 오픈된 리듬을 하나로 만들어준다. 거기에 노르웨이 출신의 트럼페터 ‘마티아스 에익’과 이번 앨범에 새롭게 가세한 마크 터너의 색소폰이 만들어내는 풍부한 화음은 앨범의 음악적 완성도를 크게 높여준다.
첫 곡 ‘Spindrift’에서는 밴드 전체가 어떻게 구심점을 갖고 상호 협조적인 연주를 펼치는지 한참 귀 기울이게 한다. 두 번째 곡 ‘Mosquito Flats’는 라크너 특유의 루바토에 가까운 느린 템포로 시작한다. 모든 연주자는 클래식 스트링 쿼텟의 연주처럼 드럼 비트에 의존하지 않고 움직인다. 후반부 정확한 그루브가 만들어지지만, 그때도 드럼은 앞으로 나가지 않는다.
한편 말미의 두 혼이 펼치는 솔로 트레이드 가 아주 일품인데, 그 중심엔 린다 메이 한 오의 묵직한 베이스가 있다. ‘More Mesa’는 전작에 비해 가장 두드러진 밴드의 변화를 보여주는 곡이다. 에릭 사티의 미니멀리즘을 실천하고 있는 듯한 도입부 역시 리듬 세션의 탁월함이 느껴진다. 그 후 찾아오는, 마치 두 개의 혼이 푸가를 연주하듯 서로의 방식을 이야기하는 동안 피아노는 화성과 선율, 그리고 역시 피아노의 화성과 리듬으로 전체를 감싸 안는 듯하다. 최근의 ECM 레이블의 전형적 미학을 수려하게 재현해낸 수작!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