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테이션 소리 Tyshawn Sorey Trio [The Susceptible Now] Pi Rec./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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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아론 딜, 테이션 소리, 하리쉬 라그하반
Tyshawn Sorey Trio <The Susceptible Now> Pi Rec./2024
Tyshawn Sorey – drums, arrangements
Aaron Diehl – piano
Harish Raghavan – double bass
1. Peresina
2. A Chair In The Sky
3. Your Good Lies
4. Bealtine
전통과 진보, 전위까지 한데 녹여내려는 과감한 트리오
드러머 테이션 소리(Tyshawn Sorey)가 이끄는 이 트리오는 2021년 처음 결성되어 본 앨범까지 총 4장의 앨범을 발표했다. 테이션 소리의 드럼 연주는 단순히 리듬을 제공하는 역할을 넘어, 드럼을 통해 곡의 구조를 재구성하거나 새로운 음악적 방향을 제시하는, 다차원적이고 창의적인 면을 담고 있다. 거기에 그 넓이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피아니스트 애런 딜의 우아하고 강렬하며, 신비롭기까지 한 피아니즘이 어우러지며 이 트리오는 아주 특별한 연주를 들려준다. 어느 재즈 앨범이 특별함을 추구하지 않겠나만은, 그들의 앨범 중에 베이시스트 러셀 홀(Russell Hall)과 색소포니스트 그렉 오스비(Greg Osby)가 참여한 라이브 앨범, <The off-off Broadway guide to synergism> 은 즉흥연주를 가장 우위에 두는, 그야말로 진정한 재즈 정신을 되뇌게 하는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두 장의 스튜디오 녹음, <Mesmerism> (2022)와 <Continuing> (2023)에서 보여주는 좀 더 정교하고 구조화된 즉흥연주와 큰 차이가 있다.
이번 앨범 또한 그 정교함과 과감한 즉흥성이 혼합된 걸작으로 평가하고 싶다. 역시 피아니스트 아론 딜의 진일보한 역량이 어김없이 펼쳐진다. 두 장의 LP로, 4면에 각 한 곡씩 4곡을 싣고 있는데, 트랙을 살펴보면, 매코이 타이너의 앨범 <Expansions>에 수록된 곡으로, 강렬한 리듬과 화려한 하모니가 특징인 ‘Peresina’이 15분 22초의 러닝타임으로 연주된다. 곡 중반에 진화한 매코이 타이너의 색체감이 출현하기 까지 아론 딜의 서정적이고 자유로운 즉흥연주가 펼쳐진다. 서사적이고 철학적 사색이 깃든 듯한 테이션 소리의 드럼 연주가 피아노와 베이스를 감싼다.
두 번째 트랙은 조니 미첼과 찰스 밍거스가 함께 만든 ‘A Chair In The Sky’가 역시 아론 딜의 신비로운 연주로 시작된다. 찰스 밍거스에게 헌정하는 듯한 이 곡에서는 새로운 베이시스트, 하리쉬 라그하반의 긴 베이스 솔로가 펼쳐진다. 세 번째 트랙은 소울 팝 그룹 ‘Vividry’의 히트 넘버, ‘Your Good Lies’를 완전히 재해석하여 연주하고 있다. 마치 앨범의 주제를 반영하듯, 순간마다 음악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진화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마지막 트랙은 어떤 의도에서 인지, 브래드 멜다우의 ‘House On Hill’에 수록된 Bealtine 를 새롭게 해석, 연주한다. 한참 동안 왼손을 거의 쓰지 않고 솔로를 펼쳐나가는 아론 딜의 솔로라인이 매력적이며, 브래드 멜다우의 타이트하고 응집된 버전과 비교해 더 여유로우면서 자유분방하게 들린다. 그러나 넓게 펼쳐져 있는 듯한 테이션 소리의 드럼 사운드에 점점 몰입되게 될 것이다. 일정 패턴에 얽매이지 않는 그의 사색적 연주는 감상자를 끝없이 끌어당기기에.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