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lad Hekselman <Life, at the Village Vanguard> La Reserve/2024

 

Gilad Hekselman - Guitar


Shai Maestro - Piano


Larry Grenadier - Bass


Eric Harland - Drums

 

1. Intro

2. Rebirth

3. Equinox

4. Louisa's Intro

5. Far Star

6. The Headrocker

7. Dark Blue

8. Urban Myth

9. Everything Happens to Me

 

 

길라드 디스코그래피에서 단연 최고의 연주!

2022년 3월 코로나 펜데믹 시기에 녹음된 길라드 핵슬맨의 라이브 연주가 뒤늦게 앨범으로 발매되었다. 재즈 성지 ‘빌리지 뱅가드’에서 이루어진 실황 녹음은 오랫동안 연주해 온 자신의 트리오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를 선보였던 2022년 앨범 <Far Star>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고 직접 베이스와 신디사이저를 담당하며 파격적인 일렉트로닉, 팝 사운드를 선보여 필자를 놀라게 했던 이 앨범 컨셉트를 그대로 가져와 연주한 것은 아니다. <Far Star> 에서 함께한 드러머 에릭 할랜드와 동향 출신의 피아니스트 샤이 마에스트로에 관록의 베이시스트 래리 그레나디어가 라인업으로 초대되었다. 두 번째 트랙의 ‘Rebirth’ 같은 곡은 전작의 직관적인 일렉트릭 사운드에서 더 확장시켜 더 넓은 영역의 사운드와 인터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청중의 자유분방한 환호로 시작하는 존 콜트레인의 고전 블루스 ‘Equinox’에서 이번 라이브 앨범 라인업의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리듬세션의 무게감과 감각적인 피아노 연주는 이전까지 기타 트리오만을 고집해 온 길라드의 새로운 연주를 듣는 느낌이다.

사실 공간계 페달을 대거 사용하여 독자적인 기타 화성을 스스로 만들어왔던 그에게 피아니스트가 갖는 부담도 컸을 것이다. 아무래도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마치 피아노를 연주하듯 코드와 멜로디를 함께 연주하는 독보적인 연주 기법을 구사하는 길라드이니 말이다. 그러나 샤이 마에스트로와 어우러지는 연주를 듣고 있자면 그런 우려는 기우에 지나지 않음을 이전 앨범 타이틀 넘버인 ‘Far Star’를 듣는 순간 절로 느끼게 된다. 두 연주자가 쏟아내는 과한 화성이 이토록 아름답게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모든 악기의 사운드는 기타 솔로잉에 대한 배려로 느껴질 만큼 완벽한 밸런스를 유지한다. 그야말로 연주력과 녹음, 믹싱의 쾌거. <Split Life> (2006), <Words Unspoken> (2009), <Hearts Wide Open> (2011) 등, 그의 전작에서 느껴지는 완벽에 가까운 새로운 기타 트리오의 전형은 이제 그 방식을 달리하여 우리를 감동시킨다. 그러면서 들려오는 피아노와 베이스 솔로잉, 그리고 놀라울 정도로 다채롭게 펼쳐 보이는 에릭 할랜드의 개성 있는 드러밍에 감탄하곤 한다. 물론 간간히 들려오는 다소 격양된 청중의 환호에 “아, 이것은 라이브 앨범이었지”하는 깨달음까지, 여러모로 풍성한 앨범이다. 또한 추가로 정규 앨범 버전과는 비교도 안 되는 ‘The Headrocker’의 완성도 높은 연주가 이 라이브에 수록되어 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