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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 스윙, 비밥, 이후 5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된 하드 밥 시대까지 잘 알려진 재즈 명반들 외에 현 시대 재즈 아티스트들에게 좀 더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음악적 스타일과 연주를 담은 작품들을 찾아서 조명하고 해당 아티스트들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시각으로 이야기 해보려는 기획 의도를 갖고 있는 코너. 참여 필자 - 편집장 김희준, 기타리스트 정수욱, 칼럼니스트 황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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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재즈 듀오 인터플레이의 위대한 바이블! [Alone Together] - 짐 홀, 론 카터 (Jim Hall & Ron Carter)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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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홀, 론 카터 Jim Hall & Ron Carter Duo <Alone Together>

Milestone/1973

 

Bass Ron Carter

Cover Bob Roth (2)

Design Tony Lane (2)

Engineer [Recording] David Jones (4)

Guitar Jim Hall

Producer Dick Katz

Remastered By [Digital Remastering] Phil De Lancie

Remix Elvin Campbell

Supervised By Orrin Keepnews

Recorded live at the "Jazz Adventures" concert at the Playboy Club, New York City, August 4, 1972.

 

 

1. St. Thomas

2 Alone Together

3 Receipt, Please

4 I'll Remember April

5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6 Whose Blues

7 Prelude To A Kiss

8 Autumn Leaves

 

 앨범 커버.jpg

 

현대 재즈 듀오 인터플레이의 위대한 바이블!

짐 홀과 론 카터 두 재즈 레전드의 첫 듀오 앨범 <Alone Together>19728월 뉴욕에 있던 작은 클럽(지금은 문을 닫은 ‘Playboy Club’ 네 맞습니다, 동명의 유명한 남성 잡지사에서 운영하던 재즈 클럽이었습니다)에서 열리던 Jazz Adventures 콘서트 시리즈 중 하나를 실황 녹음한 작품입니다. 1970년대 재즈가 이전의 상업적, 음악적 황금기를 거쳐 모든 면에서 큰 변화를 맞이하던 시절이었는데, 그 당시 면모를 들을 수 있는 음악중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지금 와서 돌이켜 보면 미묘하면서도 혁신적인 두 명인의 대화는, 향후 더 다양해지는 재즈의 음악적 팔레트를 확장하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 피터 번스타인이나 줄리안 라지, 라게 룬드와 같은 현 재즈 기타리스트들의 원형을 최초 제공한 짐 홀의 영향력을 선명히 담고 있는 ‘70년대 명반 중 하나입니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 

 

1953년부터 재즈 명가였던 리버사이드 레코드를 운영하던 레이블 프로듀서 오린 킵뉴스가 1963년 공동설립자이자 실질적인 투자자였던 빌 그로어의 급작스런 사망 이후, 레이블을 접게 되고 이후 다시 피아니스트 딕 캐츠와 동업으로 3년 뒤 설립한 마일스톤 레코드는 재즈가 격동의 ‘70년대를 생존해 가는데 기여한 몇몇 레이블 중 하나였습니다. 물론 스튜디오 앨범 급의 사운드는 아니었지만, 70년대 이후 현장 레코딩 기술이 향상되고 보편화 되면서 많은 재즈 클럽 연주들이 이렇게 앨범으로 발매되는 일이 흔해지기 시작합니다. 라이브 연주를 레코딩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스며 들어가게 되는 수많은 블리딩과 리키지(주변 소음과 오디오 잡음)들은 이런 작은 편성의 친밀한 연주에 내재된 공간감과 분위기를 적잖이 방해하기도 합니다. 이 시절 많은 클럽 라이브 앨범들의 옥의 티가 있었다면 이 라이브 프로덕션의 사운드 퀄리티들로서, 조금은 과한 후보정의 리버브 믹싱과 노이즈 리덕션 등으로 탁해진 것들이 있지만, 그럼에도 훌륭한 연주자들의 플레이로 충분히 보상됩니다. 지금 소개할 이 앨범도 그 점은 마찬가지이죠.

당시 짐 홀은 40대 초반이었고 론 카터는 30대 중반으로 접어들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커리어와 음악성은 정점을 교차한 채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었고 이미 서로를 20대부터 알고 지내던 터라 그들이 이런 친밀함을 가진 음악적 대화를 할 수 있던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겁니다. 이 둘은 ‘50년대 말 치코 해밀튼 밴드 등을 통해서 이미 교류가 있었을 걸로 짐작됩니다. ’60년대 중반, 론 카터가 마일스 데이비스의 두 번째 퀸텟 멤버가 되었을 때, 짐 홀은 베이시스트 레드 미첼과 함께 연주하곤 했지만, 특히, 짐 홀은 빌 에번스와의 듀오 앨범들 <Undercurrent>(1963/Blue Note), <Intermodulation>(1966/Verve) 에서 이미 이 대화하는 듯한 즉흥 연주의 교과서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론 카터 역시 60년대 마일스의 두 번째 퀸텟과의 활동을 마치고 새롭게 열리는 일렉트릭 재즈 시대를 뒤로 한 채 다시 포스트 밥 재즈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이 두 사람이 함께 처음 조우한 게 1972년도였죠(록 퓨전에 대한 론 카터의 반감은 아주 유명합니다).

 

 

 

3 LP 내지 사진.jpg

 

수록곡에 관하여

이 라이브 앨범에는 수많은, 그리고 놀랍도록 정교하고 미묘한, 음악적 유레카의 하이라이트들이 있는데, 첫 트랙인 St. Thomas 첫 음 시작부터 고작 5초도 지나기 전에 시작됩니다. 짐 홀 특유의 음악성이 잘 드러나는 장면이기도 한데, 소니 롤린스(짐 홀과 60년대 같이 연주하기도 했던)의 라틴 칼립소 그루브 헤드 멜로디는 대게 피킹만으로 연주(리듬과 어택감을 유지하려고)하는 경우가 많겠지만, 짐 홀은 정반대로 여기서 슬라이드와 레가토 주법을 사용, 리듬감을 채색해(그루브는 유지한 채로) 멜로디를 혼이나 노래가 프레이즈 하듯 자연스러움을 섬세히 강조 합니다. 그것도 인상적인데 바로 다음 반복구에서는 손바닥 뒷쪽으로 뮤트해 피킹 어택을 조절, 마치 이펙트를 쓰듯 대조적인 표정을 끌어냅니다. 기타 솔로 역시 결코 평범하지 않습니다. 단 한번의 싱글라인도 없이, 페달 포인트(지속음위에 연주하기)와 트라이어드와 쿼터 보이싱을 보이스 리딩(성부진행)하는 코드 솔로와, 모티빅 리듬 스트로크, 그리고 그 와중에 화음들의 탑 라인들은 또 다른 개별적인 멋진 멜로디들인 동시에 베이스 솔로뒤에서의 컴핑은 각종 모던한 화성으로 치환되는 효과까지, 정말 5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흔하게 들을 수 있는 기타 연주는 아닙니다. 이런 연주는 짐 홀이 60년대 소니 롤린스와 피아노 없는 편성으로 연주하면서 발전시켜 만들게 된 스타일로 기타의 역할과 섬세함을 완전히 다른 레벨로 승화시킨 지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피아노를 대신해 피아노처럼 연주해 빈 공간을 메우기 보단 피아노의 역할을 다른 각도에서 새롭게 접근한 기타만의 특징을 잘 살려준 셈이죠. (참고로 베이스 솔로 마지막 마디의 프레이즈에서 론 카터도 이에 화답하듯 긴 슬라이드로 헤드 멜로디를 넘겨주는데, 거의 텔레파시에 가까운 두 분의 즉흥 대화 같습니다)

 

2번 트랙인 앨범 제목이자 스탠더드 넘버 ‘Alone Together’에서 이번엔 론 카터가 짐 홀 기타의 스타일을 따라 해봅니다. 먼저, 베이스가 멜로디를 낮게 연주하는 동안 짐 홀은 과거 카운트 베이시의 리듬 섹션 기타리스트인 프레디 그린이 완성시킨 스트로크 주법으로 기타 컴핑(코드 반주)을 합니다. 기타 솔로가 시작되자, 론 카터는 일반적인 워킹 베이스라인 대신, 코드 스트로크로 화답하며 리듬감과 그루브를 장면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짐 홀과 마찬가지로, 론 카터 역시 클래식음악 전공으로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재즈 베이스트로 활동하며 에릭 돌피와 함께 당시 실험적인 재즈를 시도하다가 마일스 데이비스 세컨드 퀸텟의 멤버로 영입되며 널리 알려지게 됩니다. 당시 마일스는 폴 체임버스의 후임으로 젊고 실험적인 접근에 주저하지 않는 멜로딕한 베이시스트가 필요했고, 론 카터의 연주와 음악성을 눈여겨 본 듯합니다. 이 세컨드 퀸텟의 리듬 섹션(허비 행콕, 론 카터, 토니 윌리엄스) 라이브 연주들은 60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까지도 재즈사에서 가장 에너제틱하고, 도전적인 즉흥연주와 인터 플레이들을 들려준 리듬 섹션으로 유명합니다. 워킹 베이스의 두 가지 필수 조건인 스윙감과 멜로딕 워킹에 있어서 가장 안정적인 베이스 중 한명으로, 당시 그리고 이후 수많은 CTI 앨범들의 베이스 세션을 거치면서 20세기 가장 중요한 재즈 베이스 주자 중의 한명으로 현재까지 왕성하게 활동을 하고 있죠. 때론 학구적이고 표현보단 기술 우선주의적인 느낌을 줄때도 있지만, 이 앨범에서 짐 홀의 모던한 재즈 기타 방향과 잘 어울리는 선택들을 하고 있습니다. 베이스라인의 화성적 멜로디 접근을 앨범의 스탠더드 넘버들인 I'll Remember April, Prelude To A Kiss, Autumn Leaves 들 통해 리듬 악기로서의 베이스의 영역을 넓게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한편 이 앨범엔 기존의 스탠더드 넘버 이외에 두 곡의 오리지널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론 카터가 작곡한 Receipt, Please, 짐 홀의 Whose Blues 를 연주하는데 두곡 다 포스트 밥 초기시절 자신들의 대표적인 음악들이기도 합니다. 클래식 음악을 공부한 짐 홀과 화성적으로 매우 뛰어난 해석력을 가진 론 카터의 연주가 이곡들에서도 잘 드러나 있습니다.

5번째 트랙 Softly, As In A Morning Sunrise 에서는 실제로 대화하듯 8마디씩 Call & Response 형태의 솔로 연주로 주고받기를 합니다. 그중에서도 후반 멜로디 이후, 아웃트로의 턴어라운드는 이 앨범에서 두 사람이 펼쳐 보이는 가장 멋진 싱글라인 카운터포인트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4 82년도에 다시 조우한 두 명인. 론 카터와 짐 홀.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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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듀오 라이브 이후 10년이 지나 클럽 빌리지웨스트에서 또 한차례 가졌던 실황, 그리고 2년 뒤 마지막으로 가졌던 듀오 라이브를 한데 묶어서 Telephathy 라는 타이틀로 나온 합본 앨범.  두 작품 모두 당시 짐 홀이 소속되어 있던 콩코드를 통해 발매되었으며 두 사람의 정치하면서도 알토란 같은 교감이 전작 못지않게 잘 묻어나 있다.  

 

 

대기 만성형 거장 짐 홀

재즈 기타 계보의 대략적인 타임라인을 구성할 때 보통 장고 라인하르트(1910-53)와 찰리 크리스찬(1916-42)을 기점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이전에도 기타리스트들은 많았지만 이 둘이 초기 모던 재즈와 기타의 발전에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블루스와 록에선 T-Bone Walker 가 이 지위를 차지하고 있죠) 찰리 크리스찬의 일렉트릭 재즈 기타는 엄청난 파급으로 재즈 신의 주요 악기로 성장해나갔고 바니 캐슬, 지미 레이니, 허브 엘리스, 탈 팔로우, 케니 버렐등의 1950년대 젊고 뛰어난 백인 기타리스트들, 그리고 ‘60년대부터는 웨스 몽고메리가 커다란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바로 다음 바톤을 짐 홀이 잡아 나갑니다.(그 다음은 존 맥러플린, 팻 메시니, 존 스코필드, 빌 프리셀 등으로 이어집니다) 60년대 이후, 재즈 기타는 사실상 웨스가 거의 석권하다시피했지만, 그보다 연배가 조금 어리고 음악적 전성기도 상대적으로 늦게 오긴 했지만, 사뭇 다르고 새로운 접근을 시도하는 재즈 기타리스트가 등단하게 되는데 그게 바로 짐 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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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치코 해밀튼, 지미 주프리등의 밴드에서 세션을 담당했고, 웨스트 코스트 재즈 기타 스타였던 바니 케슬의 후임으로 수많은 방송과 세션으로 잘 알려지기 시작하던 차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독특하고 신중하며 내향적인 기타 연주들은 단숨에 대중들을 사로잡지는 않았으나 젊고 진취적인 재즈 기타리스트들에게 웨스 이 외의 또 다른 음악적 지점을 인식하게 해주면서 서서히 영향력을 보이기 시작합니다. 공식적인 데뷔작으로 언급되는 트리오 앨범 <Jazz Guitar>(Pacific/1957, 나중에 드럼이 오버 더빙되어 발매되기도 했습니다)은 당시에는 연주인들과 일반 청중들도 이 앨범에 대해 거의 모르고 있다가, 후에 다시 재조명 받기도 했었죠. 그렇게 한걸음 한걸음 시대의 변화에 아랑곳 않고 자신의 음악과 연주를 갈고 닦아 온 그는 80~90년대를 거치며 더더욱 높은 평가를 받게 되고 이젠 누구를 막론하고 후배 기타 연주자들의 커다란 우상이 될 만큼 위대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짐 홀은 생전 자신의 기타 케이스에 이런 문구를 적어 매번 기타를 꺼낼 때마다 마음을 다잡곤 했다고 합니다. “MAKE MUSICAL SENSE!” 다시 말해 ‘Make Sense Musically’ 라는 의미로 우리 말로는 말이 되게 연주 하자!” 라고 의역 할 수 있겠습니다. 재즈 기타 역사에서 가장 말이 되는 연주를 들려주신 분조차 이렇듯 자신에게 음악적으로 겸손했고 늘 자기 성찰적이었다는 사실은 후배 기타리스트 및 뮤지션들에게 무척이나 큰 시사점을 전달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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