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rma Winstone, Kit Downes <Outpost of Dreams> ECM/2024

 

Norma Winstone Voice

Kit Downes Piano

 

1 El

2 Fly The Wind

3 Jesus Maria

4 Beneath An Evening Sky

5 Out Of The Dancing Sea

6 The Steppe

7 Nocturne

8 Black Is the Colour

9 In Search Of Sleep

10 Rowing Home

 

 

 

포크와 시적 감성으로 충만한 그녀의 변함없는 음악세계

올해 우리나이로 82세의 영국의 재즈 싱어 노마 윈스턴의 새 앨범 <Outpost of Dreams>은 영국의 차세대 재즈 피아니스트 키트 다운스와 첫 레이블 듀오 앨범으로 또 다른 챕터를 열고 있다. 칼라 블레이, 랄프 타우너, 존 테일러 등의 ECM레이블의 대표 아티스트들과 전통민요, 또 키트 다운즈의 멜로디까지 다양한 선곡 위에 가사와 목소리를 자신의 시그너처 스타일로 전달하고 있다. 첫 트랙 ‘El’ 은 킷 다운즈의 오리지널로 자신의 어린 딸을 위해 만든 곡으로 헌사에 가까운 시적 감성을 가사에 담아 멜로디로 전환해주고 있다. 노래라기 보단 Tone-Poem에 가까운 지점도 느껴지며, 그녀 특유의 차분하면서도 온화한 기운을 잘 느낄 수 있다.

키트 다운스의 피아노 워크는 이런 특징과 분위기를 완벽하게 채색하는 루바토에 가까운 코드와 인사이드-멜로디를 잘 들려준다. 할머니의 노래와 아버지의 피아노 연주라는 자장가의 컨셉트는 이 앨범 전체에 흐르는 서사라고 할 수도 있겠다. 서양 동화에나 나올법한 설정이지만 ECM 특유의 공간을 설계하는 감성이 매우 돋보이는 앨범의 시작, 거기에 오르간의 하이노트들이 선을 그어주며 백그라운드 엠비언스로 편곡된 지점도 곡의 분위기를 이 둘만의 내밀한 대화로 이어준다. 키트 다운스는 노마 윈스턴의 전 남편이기도 했던 영국의 피아노 레전드 존 테일러를 일부 연상시키는 뉘앙스 뿐 아니라 다양한 프로덕션 경험과 학구적인 커리어, 오르간 전문가, 그리고 ECM 솔로 레코딩 아트스트로 이 앨범에 어울리는 음악성을 지닌 연주자라고 할 수 있다.

한편 Out of the Dancing Sea 라는 곡을 통해서 이 앨범의 전체적 방향성과 감성을 잘 느낄수 있는데, 자연주의 미술, 문학 그리고 다양한 음악적 영감을 곡으로 만들고 여기에 노마 윈스턴의 가사로 작품을 완성한다. 앨범 타이틀 ‘Outpost of Dreams’는 6번 트랙 ‘The Steppe’ 의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구절로 앨범 전반에 흐르는 감성을 설명하고 있고, 이 점은 멜로디가 아닌 내레이션으로 만들어진 9번 트랙 ‘In Search of Sleep’을 통해 꿈과 수면상태에 관한 관조적 관찰을 담아 시적인 해석을 만들고 있다.

그녀는 전통적인 미국 스타일의 재즈 보컬 보단 영국의 포크와 유러피언 재즈의 지향점이 강한 음악들로 자신의 영역을 오래전부터 구축해왔다. 1970년대 ECM 레이블을 통해 ‘Azimuth’ 라는 트리오로(피아니스트 존 테일러, 트럼페터/플루겔 혼주자 케니 휠러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는데, 이번 앨범에선 새로운 조력자인 젊은 후배 피아니스트 키트 다운스와 그녀 특유의 보컬라인워크들과 감수성을 가진 가사들이 멜로디를 채색한다. 간혹 선보이곤 하는 전통적인 재즈 싱어의 여유로움과 무조적인 화성적 특징의 보컬리스 멜로디들은 현대 음악적이기도 하지만, 그녀가 가진 소위 'ECM 적인' 감성을 음악에 담아내는 작업은 늘 일정이상의 성과를 얻어내곤 했다. 그 점은 이번 앨범 또한 마찬가지! 한편 추가로 이미 다음 앨범을 고인이 되신 칼라 블레이의 남편인 베이스 레전드 스티브 스왈로우와 녹음해두었다는 소식에 개인적으로 더 반가울 따름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