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아릴드 안데르센 Arild Andersen [Landloper]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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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ild Andersen <Landloper> ECM/2024
Arild Andersen : Double Bass, Electronics
2 Dreamhorse
3 Ghosts / Old Stev / Landloper
4 A Nightingale Sang in Berkeley Square
5 Mira
대가의 존재감, 가치 일깨우는 독주 명연
노르웨이 재즈의 상징적인 존재 중 한명인 베이시스트 아릴드 안데르센의 커리어 첫 솔로 베이스 앨범. 하드 밥에서 록 퓨전, 프리재즈 등의 다양한 스펙트럼의 미국재즈가 새로운 형태의 음악 예술로 재탄생하게 만든 이 유러피언 재즈의 선구자중 한명인 그는 늘 새로운 음악적 방향에 인색하지 않았다. 방랑자라는 의미를 가진 타이틀의 새 앨범은 총 6곡 34분의 다소 짧은 라이브 앨범으로 깁슨 에코플렉스 머신이라는 ‘루핑’ 기능의 딜레이/샘플러를 활용해 무대에서 직접 ‘오버더빙’으로 다양한 음악적 상황을 구현하고 있다. 이 라이브 루핑이 새롭거나 독창적인 기술은 아니다. 빌 에번스의 셀프 더빙 앨범 <Conversation With Myself>나 포크 가수 조니 미첼의 공연에서 베이시스트 자코 파스토리우스의 경이로운 솔로 루핑 퍼포먼스 등은 이 분야의 음악적, 기술적 독창성의 기준을 재정립한 음악들로 잘 알려져 있다.
첫 곡 Peace Universal은 팻 메시니의 데뷔 트리오 앨범 <Bright Size Life>에서 자코 파스토리우스와 같이 연주한 드러머 밥 모제스의 곡이다. 이 둘은 최근 다시 앨범으로 활동을 하기도 했는데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의 제안으로 시작된 곡이라고 한다. 이 곡은 라이브에서 유일하게 루핑 이외에 스튜디오에서 미리 작업된 일종의 MR과 같이 연주되는 곡으로 작곡자인 드러머 밥 모제스의 새 앨범에 실릴 버전이라고 한다. ‘Dreamhorse’, ‘Mira’ 는 전형적인 루핑 테크닉이 제일 잘 구현되는 곡으로 짧은 세개의 루프 레이어를 라이브에서 만들고 이 위에서 자신과의 대화로 이어가는 형식이다. 이미 90년대부터 그는 이런 기법을 활용한 연주를 시작했다고 한다. Ghost 는 테너 레전드 앨버트 아일러의 곡으로 베이스 활의 짧은 어택을 깊은 잔향의 반주로 살려내어 그 곳에서 음악적 독백을 써 내려가는 과정을 함께 들려준다, 그러다 북유럽 민요 Old Stev 에선 짧은 리드믹 리프를 루핑하고 잼 세션을 한바탕 선보이다가, 마무리는 자신의 오리지널이자 타이틀 넘버 Landloper 로 정리한다. 완전한 베이스 솔로로 연주되는 두곡은 스탠더드인 A Nightingale Sang in Berkley Square‘, 그리고 메들리인 오넷 콜맨의 명곡이자 스탠더드 Lonely Woman, 찰리 헤이든 리버레이션 오케스트라 레퍼토리인 Song for Che이다. 이 두 솔로 연주는 안데르센 특유의 베이스 코드 프레이징과 아티큘레이션, 그리고 명료하면서도 따스한 톤을 잘 들을 수 있는 연주이기도 하다. 올해 팔순을 맞이하는 나이에도 테크놀로지와 창의성을 자신의 표현 형태로 훌륭히 만들어내는 거장의 노력이 돋보이는 수작.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전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