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앨범 ⚡루시안 반 , 맷 매너리 Lucian Ban & Mat Maneri [Transylvanian Dance] ECM/2024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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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an Ban & Mat Maneri <Transylvanian Dance> ECM/2024
Lucian Ban : Piano
Mat Maneri : Viola
1 Poor Is My Heart
2 Romanian Folk Dance
3 Lover Mine Of Long Ago
5 The Enchanted Stag
7 The Boyar's Doina
8 Make Me, Lord, Slim And Tall
뫼비우스의 띠처럼 이어진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음악
2011년 ECM 레이블을 통해 발매한 앨범 <Transylvanian Concert>을 통해 루마니아 출신의 피아니스트 루시안 반과 미국의 프리/아방가르드 바이올린 주자 맷 마네리는 이 트랜실베니아(지금의 루마니아)의 전통과 음악을 바르톡 같은 작곡가들의 영감과 재즈의 감성을 융해하며 껍질을 벗겨내는 중이다. 이번 앨범은 그동안의 작업 연장선으로 같은 레이블에선 13년 만의 라이브 앨범으로 전작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작품들의 작업이다.
본작 <Transylvanian Dance>는 좀 더 민속적인 원초적 음악 사료들의 직접적인 해석으로 볼 수 있다. 1세기 전 헝가리의 작곡가 벨라 바르톡은 그 당시 이 지역을 돌며 포노그라프에 지역민의 노래를 민요등을 수집하고 채보하며, 음악적 자료를 확장시키며 현재 음악사의 한획을 그어 두었다. 이는 사실 음 뿐만 아니라 예술가의 정체성과 그의 작품에 관한 총체적 질문의 상세한 응답이었고, 많은 현대 음악가들의 행동 모델이 되기도 했다.
2009년 루마니아의 한 콘서트에서 연주를 시작하며 본격적인 트랜실바니아 음악을 해석하기 시작한 루시안 반과 맷 마네리는 이 전통 음악들의 또 다른 해석으로 이 듀오의 음악적 감성과 해법을 풍부하게 전달하고 있다. 이전 작업들이 해석의 위치를 좀 더 자신의 시대와 영역에서 가까이 했다면, 이번 앨범 <Transylvanian Dance>에서 좀 더 근원적인 소스에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느낌이다. 바르톡이 백여 년 전 트랜빌바니아 산속의 마을 여인네가 부르던 멜로디를 듣고 느낀 음악의 영감을 좀 더 정연하게 정리하고 있는 분위기의 연주들을 선보이고 있다. 이 레퍼토리들을 해석하는데 루시안 반의 파아노는 현대 음악적 화성과 작법의 분위기 보다는 솔직한 모습으로 반응한다, 맷 마네리의 비올라 역시 현대음악과 멀리는 한국전통 음악등의 연주 기법등까지 아티큘레이션의 영역을 넓히고 있고 때로는 정교한 형식 위에서, 때로는 즉흥적인 질감을 통째로 삼키는 듯한 접근으로 다양한 표정을 구현해낸다. 벨라 바르톡이나 게오르그 니네스쿠의 영감을 더 가까이 채집하려는 듯 서양 감성 음악의 채화된 음악적 구절을 최대한 피하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동시대 컨템포러리 재즈의 어법과 재즈의 전통을 피하거나 싸우려고 하지도 않는다. Romanian Folk Dance, The Boyar's Doina 에서는 컨템포러리 재즈의 다이내믹과 에너지를 숨기지 않고 동시에 감성을 다그치지도 않고 있으면서 페이소스까지 감춰두려는 흔적이 느껴진다. 특히 ‘Havest Moon Ballad’ 에서처럼 신파적일 수 있는 멜로디를 스테판 그라펠리에서 세실 테일러 어딘가 중간에 놓일 수 있는 부분을 탐구하듯 서로와 인터플레이하고 있는 것 같다. 전통음악의 해석은 그 폭만큼이나 자유롭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가이드나 보편적인 척도를 설정하면서 연주할 때 공감대가 형성되는 게 보통인데 이 앨범 <Transylvanian Dance> 역시 이 범주에서 들어보면 좋을 작품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정수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