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아누아르 브라헴 Anouar Brahem [After The Last Sky] ECM/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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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ouar Brahem <After The Last Sky> ECM/2025
Anouar Brahem Oud
Anja Lechner Violoncello
Django Bates Piano
Dave Holland Double Bass
1 Remembering Hind
3 Endless Wandering
4 The Eternal Olive Tree
6 In the Shade of Your Eyes
7 Dancing Under the Meteorites
9 Never Forget
10 Edward Said's Reverie
11 Vague
음악 통한 진정한 화합 기원하는 우드(Oud)의 명인
“음악, 특히 기악 음악은 본질적으로 추상적인 표현을 담은 언어입니다. 특정한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명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감각, 심상에 더 집중하게 되며 같은 곡이라도 누군가에게는 슬픔을,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쁨이나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저는 청자들이 자신의 감정과 기억, 상상력을 자유롭게 음악에 투영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라고 얘기하는 튀니지 출신의 전천후 우드 연주자 아누아르 브라헴의 신작 <After The Last Sky>는 그가 이전까지 구축해온 독창적인 음악 언어의 또 다른 확장을 보여줍니다. 지금껏 그가 들려준 음악들은 ‘Gentle Giant’, 즉 부드러운 우드(oud)의 거인 같은 이미지가 있으며, 공간과 여백을 자신의 음악에 담아내고 있다는 측면에서 ECM 레이블의 전형적인 사운드 결과도 합이 잘 맞습니다. 글로벌 음악, 특히 아랍의 전통적인 음악적 정서와 재즈, 현대 클래식 등의 어법을 유연하게 차용하면서도 이번 앨범은 전작들과는 일부 다른 결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엔 타악기가 전혀 없이 첼로, 피아노, 그리고 베이스와 우드라는 실내악적 앙상블의 조합으로 ECM 특유의 공간감을 살리면서 한층 유기적이고 긴밀한 대화를 시종일관 만들어냅니다. 안야 레흐너(Anja Lechner)의 깊고도 고아한 첼로가 기존 브라헴 음악의 색채를 확장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그의 오랜 음악적 동지이자 레전드 베이시스트 데이브 홀랜드와 피아니스트 장고 베이츠 역시 특유의 재즈적인 감각을 더해, 단순한 월드뮤직 혹은 재즈라는 장르적 틀에서 벗어나 보다 유기적이고 입체적인 사운드를 구축해내고 있습니다.
첫 트랙 Remembering Hind 는 전쟁 속에서 희생된 한 어린 생명을 기리는 곡으로, 첼로와 피아노의 서정적인 대화가 곡 전체를 감싸고 이어집니다. 이와 대비되는 트랙 The Eternal Olive Tree 는 브라헴과 홀랜드의 상호 즉흥 연주가 돋보이는 트랙으로, ECM 특유의 잔향감 속에서 두 악기의 텍스처가 긴밀하게 교차해 이어져갑니다.
아랍의 마캄(Maqam)은 우리 국악의 평조나 계면조처럼 특정 음악적 감성을 표현하는 아랍음악 전통의 음계인데, 아누아르 브라헴은 이를 기반으로 멜로디적 특징과 재즈의 화성적 접근을 더욱 세련된 방식으로 결합해 풀어냅니다. Awake 에서는 장고 베이츠의 유려한 피아노 솔로가 브라헴의 우드와 교차하며, 재즈의 언어가 자연스럽게 흘러나가는데, 전통적인 마캄과 모던 재즈의 경계를 넘나드는 브라헴이 일반적인 경계를 초월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특히, 이번 앨범에서 필자가 보기에 데이브 홀랜드의 역할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생각이 드는데 Endless Wandering에서는 그의 베이스가 브라헴의 사운드를 감싸며 곡의 중심을 잡아주고, Dancing Under the Meteorites에서는 강한 추진력을 더해 전체적인 다이내믹을 멋지게 조절합니다. 단순한 반주자 역할을 넘어서 데이브 홀랜드의 베이스는 아누라르 브라헴과 대등한 음악적 대화자로서 묵직한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앨범 타이틀인 ‘After The Last Sky’ 는 팔레스타인의 시인 마흐무드 다르위시(Mahmoud Darwish)의 시에서 따온 문구이며 팔레스타인계 문학 평론가인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의 저서 제목이기도 합니다. 브라헴은 지금껏 특정한 정치적 메시지를 직접적으로 음악안에 담지는 않았지만, 트랙 제목들을 통해 그의 내면적 고민과 시대적 정서를 은연중에 드러내어 왔죠. 사운드 적으로는 ECM 특유의 명징하고도 공간감이 잘 반영된 녹음 방식과 루가노의 아우디토리오 스텔리오 몰로 RSI에서의 자연스러운 울림이 앨범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깊이있고 아름답게 형성해내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우드, 베이스, 첼로의 따뜻한 저음역이 강조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브라헴이 지속적으로 탐구해온 공간적 사운드 디자인을 잘 구현해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결론적으로 이번 앨범은 브라헴이 구축해온 음악적 세계를 또 한 번 성공적으로 확장, 구현하고 있으며, 그의 디스코그래피에서 분명 중요한 이정표로 남을 것으로 보입니다. ECM 특유의 사운드 미학과 브라헴의 깊은 음악적 탐구가 훌륭히 결합된 동시에, 현재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글로벌한 화합과 소통 또한 담겨져 있어 음악외적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1 좌로부터) 데이브 홀랜드, 안야 레흐너, 아누아르 브라헴, 장고 베이츠.jpg (File Size: 783.8KB/Download: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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