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원(Myungwon Kim) <One to Another>

Artbus/2024

 

김명원 : Guitar

신명섭 : Tenor Saxophone

심규민 : Piano (Track #6 Mellotron)

전창민 : Bass

신동진 : Drums

 

1. Intro

2. MJIII

3. Kids

4. Unconditional love part 1

5. Unconditional love part 2

6. Home

7. Surfing

8. Exit

9. Forest

10. Traveler

11. 비양도

 

작곡, 연주, 앙상블 모두 알차게 채워진 8년만의 신작

지난 2016년 <Reminiscence>를 발표하며 데뷔했던 재즈 기타리스트 김명원이 오랜만에 두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한다. 김명원은 미국으로 유학을 떠나 뉴욕 뉴스쿨과 뉴욕대학교에서 재즈 기타를 공부했다. 국내로 돌아와서는 백석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 겸임교수 겸 서울 포린 스쿨, BEK 등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한편 신명섭, 이용석, 박정환, 오은혜, 심규민, 이상민 등 국내 재즈 뮤지션들과도 다양한 연주 활동을 벌여오고 있다.

김명원의 새 앨범을 플레이 해놓고 든 첫 인상은 그의 톤이나 연주 스타일이 커트 로젠윙클이나 길라드 헥슬만 같은 현대 재즈 기타 고수들의 이디엄을 전작과 마찬가지로 잘 잇고 있다는 것이었다. 과거 팻 메시니, 존 스코필드로 양분 혹은 존 애버크롬비, 빌 프리셀, 마이크 스턴 등으로 분파되었던 현대 재즈의 기타 계보가 이제는 벤 몬더에서 울프강 무스필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줄리안 라지(1987년생), 파스콸레 그라소(1988년생), 롭 루프트(1993년생), 맥스 라이트 등으로 다양화되어가고 있는 중인데 그만큼 ‘절대 강자’ 체제가 아닌 기타리스트 각자의 음악적 다양성이 공존하고 이것이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할 수 있겠다.

본 작은 데뷔 이후 무려 8년 만에 공개되는 두 번째 앨범으로 전작과 같은 멤버-신명섭(테너 색소폰), 심규민(피아노), 전창민(베이스), 신동진(드럼)-로 완성되었다. 이들은 모두 김명원과 오랜 활동을 같이 해온 뮤지션들이기에 탄탄한 사운드와 조직력은 담보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테다.

앨범에는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는데 각 곡들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김명원의 일상과 경험이 녹아든 자작곡들이 담겨져 있다(현재 김명원은 제주도에서 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첫 곡 ‘Intro’는 1분 30초의 짧은 곡이지만 짧은 기타와 색소폰의 유니즌이 강한 인상을 주며 직접적으로 김명원이 추구하는 현대 재즈 사운드란 이런 것이라는 것을 ‘짧고 굵게’ 선언하는 듯 하다. ‘MJIII’는 연주자간의 유기적인 인터플레이가 돋보이며 색소폰-기타 듀오로 시작되는 발라드 ‘Kids’는 제목답게 아이들의 동심을 서정적인 터치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2부작으로 나뉘어진 ‘Unconditional Love’는 심규민과 신명섭의 연주가 돋보이는데 특히 파트 2에서 신명섭의 색소폰 솔로는 글쓴이 개인적으로는 언뜻 토니 말라비의 연주가 연상되는 지점이 있었다. 57초짜리 앨범 내 유일한 기타 솔로 ‘Forest’는 이어지는 다음 곡 ‘Traveler’의 인트로성 곡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반대로 온전한 기타 솔로 곡을 한 두 곡 정도 배치했다면 보다 의미가 배가되지 않았을까. 전체적으로 전작보다 더 잘 다듬어지고 감성적인 작곡에 참여한 레귤러 팀메이트들의 연주 응집력이 8년이란 시간동안 계속 담금질을 해왔음을 느끼게 하는 알찬 내용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초중반부의 역동적인 파트에 비해 후반부의 이완된 발라드 트랙들이 이어지는 게 다소 언밸런스한 느낌을 주는 측면이 있는데 개인적으로 후반부 트랙에서 임팩트 있는 지점이 하나 정도 담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은 들었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강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