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앰브로스 아킨무시리 Ambrose Akinmusire [Honey from a Winter Stone] Nonesuch/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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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brose Akinmusire <Honey from a Winter Stone> Nonesuch/2025
Kokayi Vocals, Spoken Words
Sam Harris Piano
Chiquitamagic synthesizer,
Justin Brown Drums
The Mivos Quartet
(violin Olivia Deprato, Maya Bennardo,
viola Victor Lowrie Tafoya, cello Tyler Borden)
02 Bloomed (the Ongoing Processional Of Nighas In Hoodies)
03 Myanx.
05 S-/kinfolks
광대한 음악적 비전으로 무장한 뮤지션쉽의 소유자!
재즈 아티스트는 모두가 연주 스킬을 최고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연습한다. 하지만 모든 재즈 아티스트가 창작의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시행과 착오를 지속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이 연주력 향상에 주로 집중하고 작품은 비슷한 스타일을 반복하곤 하는데, 사실 재즈 히스토리 나무의 가장 굵은 기둥을 보면 창작으로 재즈 트렌드 변화에 큰 영향을 준 아티스트들이 주로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나무의 가장 굵은 줄기에 자리하고 있는 ‘마일스 데이비스’는 심지어 연주 실력을 일부 포기하면서까지 음악 자체의 변화에 골몰 했고, 결과적으로 많은 재즈 세부 장르의 시초가 되었다. 현 시대의 재즈 혼 연주자 중에서 연주 실력은 물론이지만, 작곡가로서 신선함을 유지하는 아티스트는 누구인지 찾아보면 분명 트럼페터 앰브로스 아킨무시리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올해 42세가 되는 해에 발표한 아홉 번째 앨범은, 스트링 쿼텟, 신디사이저, 그리고 ‘Spoken Words’가 재즈 쿼텟에 얹어진 아주 다채로운 작품이다. 앨범의 컨셉트는 미니멀리스트 현대 음악가 줄리어스 이스트먼(Julius Eastman)의 음악에 영향을 받아 작곡되었는데, 이스트만의 음악은 다른 미니멀리스트인 스티브 라이히, 존 아담스, 필립 글래스 등의 백인 음악가들과는 분명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1940년에 태어나 흑인으로, 게다가 게이 아티스트로 차별 받는 삶을 산 그는, 흑인 성소수자 정체성을 Evil Nigger, Dirty Nigger, Crazy Nigger, Gay Guerrilla 등의 노골적인 작품들로 드러냈다. 아킨무시리의 이번 작품 역시 창작자의 모든 정체성을 총제적으로 집어넣은, 이른 바 “자아 드러내기” 와 같은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스트링 쿼텟은 불협적인 화성으로 흘러가고, 리듬 섹션은 재즈적인 리듬을 만들어 낸다. 랩과 말하는 것의 중간 정도를 리드미컬하게 짚어가는 코카이의 스포큰 워즈는 때로는 길 스캇 헤런(Gil Scott-Heron)을 떠올리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아프리카 노동요 같은 민속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전형적인 화성과 박자를 벗어난 멜로디는 분명히 역할을 하고 있지만, 노골적으로 드러나진 않고, 아킨무시리의 솔로 연주에 섞여 음악의 형식 구분을 모호하게 만든다. 곡 보다는 악장이라고 할만한 다섯 트랙은, 각 트랙이 모두 상당히 길고, 가장 긴 마지막 트랙은 거의 30분에 달한다. 클래식, 재즈, 흑인, 아프리카, 아방가르드, 힙합 등 앨범의 등장하는 모든 음악적인 요소들은, 아킨무시리가 '이게 바로 나야' 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이 들린다. 글/재즈기타리스트 오정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