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앨범 ⚡설리반 포트너 Sullivan Fortner [Southern Nights] Artwork/2025
- Joh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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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로부터) 피터 워싱턴, 설리반 포트너, 마커스 길모어
Sullivan Fortner <Southern Nights> Artwork/2025
Sullivan Fortner Piano
Peter Washington Acoustic Bass
Marcus Gilmore Drums
2 I Love You
3 9 Bar Tune
5 Waltz for Monk
7 Discovery
8 Daahoud
9 Organ Grinder
현대와 전통 유연하게 섞어내는 감각과 센스
포트너는 현재 최고의 보컬리스트들이 첫손에 꼽는 반주자다. 세실 맥로린 솔번트, 재즈메이아 혼, 새머라 조이에 이어서 커트 엘링까지도 그를 반주자로 선택해 최근에 새로운 앨범을 발표했으니 현재 그의 위상은 과거 엘리스 라킨스, 행크 존스, 토미 플래네건, 지미 롤스와 비교될 만하다.
훌륭한 반주자란 의미는 음악적 적응력이 뛰어나다는 뜻이다. 그런 만큼 이번 그의 앨범(2015년부터 시작된 그의 앨범 중에서 다섯 번째 작품)은 반대로 자신의 음악적 정체성을 뚜렷이 드러내려는 의도가 보인다. 뉴올리언스 출신의 음악인으로서 그는 앨런 투상의 <Southern Nights>(이 곡은 앨범의 제목이기도 하다)를 첫 곡에 배치했는데 이 지역 특유의 ‘세컨드 라인’ 리듬을 가미한 포트너의 연주는 투상의 노래보다 훨씬 더 뉴올리언스답다. 아울러 오스발도 파레스의 낭만적인 라틴 넘버 <Tres Palabras>가 이 앨범에 담겼다는 것은 뉴올리언스 음악의 기저에 깔린 ‘스페인적 기미’를 강조하는 부분이다.
반면에 영화음악 작곡가이면서 재즈 베이스 연주자였던 빌 리(그의 아들은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다)와 그의 누이이며 피아니스트인 콘수엘라 리의 곡이 연주되었다는 점은 이 앨범의 독특한 부분이다. 콘수엘라의 곡 <Discovery> 역시 라틴적인 매력이 돋보이며 빌의 작품은 영화 <모 베터 블루스>의 O.S.T 에서도 등장한 바 있는 발라드 <Again, Never>다.
하지만 포트너의 음악은 선율과 표면적인 낭만성과는 거리가 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화성과 보이싱이다. 콜 포터의 곡 <I Love You>나 클리퍼드 브라운의 <Daahoud>와 같은 스탠더드에서 익숙한 멜로디는 해체되어 있고 그 자리를 신선한 분산화음들이 차지한다. 아울러 피터 위싱턴(베이스)과 마커스 길모머(드럼)의 리듬도 정석적인 스윙을 거부한다(이들은 꽤 기묘한 조합이다). 이러한 면들은 종합적으로 매우 독특한 트리오 사운드를 만들었는데 굳이 비교하자면 과거 마커스 로버츠 트리오의 연주와 유사한 느낌을 준다. 도널드 브라운의 <Waltz for Monk>와 우디 쇼의 <Organ Grinder>는 하드 밥 팬들의 귀를 끌만 한 곡이며 포트너의 작품 <9 Bar Tune>은 제목이 말해주듯 독특한 형식으로 멍크, 제이슨 모런을 거쳐 그에게 도달한 실험적인 기질을 느끼게 한다. 모런 혹은 비제이 아이어 트리오의 팬들이라면 이 음반을 권한다. 동시에 뜻밖에도 남부의 낭만적인 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글/재즈 칼럼니스트 황덕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