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ll Evans <In Norway ; The Kongsberg Concert>

Elemental Music/2024

 

Eddie Gomez ; Acoustic Bass

Marty Morell ; Drums

Bill Evans : Piano

 

 

1 Come Rain Or Come Shine

2 What Are You Doing The Rest Of Your Life?

3 34 Skiddo

4 Turn Out The Stars

5 Autumn Leaves

6 Quiet Now

7 So What

8 Gloria's Step

9 Emily

10 Midnight Mood

11 Who Can You Turn To?

12 Some Other Time

13 Nardis

 

 

 

전설은 역시 전설. 명불허전 명연주!

재즈 피아노 역사에서 가장 대중적인 지지도 높으면서 압도적인 아이콘, 바로 빌 에번스다. 1929년생으로 1950년대 중반부터 두각을 나타낸 그는 60년대에 정점을 찍으며 당시 재즈 피아노계의 넘버원 아이콘이 되었다. 특히 1959년에 마일즈 데이비스와 공동작업한 [Kind Of Blue] 음반은 재즈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음반에 오르기도 했다.

흥미롭게도 그는 1980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51년간 다양한 성향의 트리오 음악을 선보였기에, 시대별로 재즈 팬들의 취향이 갈리기도 한다. 혹자는 1950년대 빌 에번스의 아름다움을 좋아하고, 혹자는 60년대의 왕성한 즉흥 연주를 좋아하며, 때로는 70년대 중후반의 서글픈 감성을 즐기시는 분으로 나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런 와중에 이 음반은 노르웨이에서의 1970년 페스티벌 라이브를 담았다.

당시로는 훌륭한 수준의 음향 기술이 사용되어 듣기에 부담이 없다. 특히 스테레오 믹싱이 라이브 느낌을 잘 전달하고 있다. 왼쪽에는 빌 에번스가, 오른쪽에는 드럼이 배치되어 마치 큰 야외 공연장에 직접 앉아있는 듯한 생생함을 강조한다. 게다가 이들의 연주는 언제나처럼 미스 터치와 잔실수 하나 없는 완벽한 트리오의 정석이다.

사실 라이브 녹음이 어려운 점으로 원하는 트랙을 고를 수 없기 때문도 크다. 녹음실 환경에서는 여러 트랙을 녹음해보고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을 고를 수 있지만, 이 음반은 페스티벌 라이브 전체를 그대로 발매했다. 80분간 집중력을 최고조로 계속 유지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 그렇기에 빌 에번스가 선보인 엄청난 집중력과 완벽함에 다시금 경외감을 느낀다. 그래도 정말 억지로라도 옥의 티를 찾자면, 피아노 녹음때 마이크 저음부를 많이 잡은 탓인지, 고음부를 연주할 때의 하이 에너지보다 왼손 컴핑이 많이 강조되어 들린다는 것 정도일까. 그러나 이는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다.

빌 에번스 트리오의 정규멤버이자 당대 최고의 콘트라베이스 비르투오소 에디 고메즈의 존재감도 엄청나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곡 ‘Nardis’ 에서의 그의 솔로는 환상적이었다. 드러머 마티 모렐의 열연도 엄청난 수준이다. 게다가 페스티벌인만큼 빌 에번스는 자신의 대표 레퍼토리들을 다수 연주했는데, 빌 에번스 특유의 인트로로 유명한 Autumn Leaves, <Kind of Blue> 음반의 So What, 너무나 사랑스러운 곡 Emily, 그 외에도 Some Other Time 과 Nardis 등 재즈 팬들이 열광할 만한 레퍼토리들을 들려준다.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진실은 이것이다. 빌 에번스는 의심하는 게 아니라는 것! 마흔한 살 빌 에반스의 열정이 가득 담긴 명연, 명반.

글/재즈 피아니스트 김주헌  

 

*이 음반은 스테레오 녹음으로 좌측 스피커, 이어폰에서 피아노 우측에서 베이스와 드럼이 분리되어 나옵니다. 이 점 감안해 들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