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로부터)  제임스 지너스, 데이빗 키코스키, 오즈 노이, 클라렌스 펜  

 

 

Oz Noy <Fun One> Criss Cross/2024

 

 

Oz Noy   Guitars

David Kikoski   Piano

James Genus    Bass

Clarence Penn   Drums

 

1 Fun One

2 Solar

3 Ruby My Dear

4 Wee

5 Giant Steps

6 Sandu

7 Darn That Dream

8 Milestones

9 Improv 1

 

 

 

당대 테크니컬 퓨전 기타리스트의 신선한 외도

국내에도 기타 키드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받고 있는 이스라엘 출신 기타리스트 오즈 노이가 흥미롭게도 레이블 ‘Criss Cross’와 손을 잡았다. 퓨전 기타리스트인 그가 지금까지는 주로 퓨전 레이블인 ‘Abstrct Logic’에서 음반을 발표했는데, 어쿠스틱 재즈를 다루는 크리스 크로스와 함께 한다면 과연 무슨 음악을 들고 나올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는데, 역시나 결과는 스탠더드 재즈 앨범이다.

앨범은 시작과 끝을 오즈 노이의 작곡으로 열고 닫지만, 나머지 일곱 곡은 마일스 데이비스, 셀로니어스 멍크, 존 콜트레인, 클리포드 브라운 등, 재즈 리스너라면 누구나 알만한 대표적인 뮤지션들의 명곡들로 채워져 있다. 베테랑 재즈 피아니스트 데이빗 키코스키(David Kikoski)가 피아노와 펜더 로즈 일렉트릭 피아노를 연주하고, 일렉 베이스와 어쿠스틱 베이스 모두 연주하며 퓨전과 어쿠스틱을 다 커버해내는 연주자 제임스 지너스(James Genus)가 본작에서는 어쿠스틱 베이스만을 연주한다. 역시 다양한 음악에서 많은 활동을 해온 드러머 클라렌스 펜(Clarence Penn)이 드럼을 연주하며, 세 명의 리듬은 어쿠스틱 재즈 밴드로 켄셉트를 명확하게 잡고 있는데, 반면 노이는 여전히 다양한 기타와 이펙터로 자신만의 일렉트릭한 색채감을 버리지 않은 채 음악에 접근한다.

노이는 스스로 퓨전 연주자로 여기지만, 기타를 시작한 이래 꾸준히 스탠더드 재즈들을 연습해 왔다고 라이너 노트에서 밝히고 있는데, 실제로 그가 하는 퓨전 연주에서도 비밥 기타의 전형적인 라인들이 충분이 깊게 배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펑크(Funk)와 블루스(Blues)적인 연주를 자주 하는 그는, 진지하고 학구적인 메시지보다는, 음악의 그루브와 다이내믹에서 오는 원초적인 감정을 주로 표현해 왔는데, ‘재밌는 거’ 라는 앨범의 제목에서도 그런 그의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컨템포러리 재즈만을 오랫동안해온 아티스트들처럼 독창적인 라인이나, 화성적인 아이디어보다는, 재즈를 듣는 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만한 어렵지 않은 편곡들로 음악을 편하고 익숙하게 만들어간다.

7박자로 연주하는 Solar, 발라드로 연주하는 Giant Steps, 보사노바로 연주하는 Ruby My Dear 같은 아이디어들은 굳이 노이가 아니더라도 쉽게 클럽에서 많은 연주자들이 시도해봤을 법한 아이디어들이다. 그래서, 이 음반은 본격적으로 노이의 음악을 컨템포러리 재즈로 받아들이고 듣기 시작한다면, 진부한 음악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노이의 퓨전 연주에 호감을 갖고 있는 팬들이 그의 음악을 신나게 들었던 그 감성 그대로 듣는다면 여전히 그의 비루투오소인 연주를 즐기며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글/재즈 기타리스트 오정수